[동물공화국] 새바람(6)
기사입력 1998년 03월 26일 15시 13분
자신의 포효에 바우와 킹이 비웃자 블랙은 화가 나 더욱 큰 소리로 포효했다.
바우와 킹은 가소롭다는 듯이 여전히 실실 웃었다.
한쪽은 화가 나서 악을 쓰고, 다른 쪽은 웃는 기괴한 상황이 계속됐다.
그러나 그 상황은 곧 깨졌다.
누구도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진 것이다.
일을 저지른 것은 바우파의 2인자 성칠이었다.
성칠은 보스와는 아무런 상의도 없이 대열에서 빠져나와 블랙파가 진을 치고 있는 사파리 가운데로 뚜벅뚜벅 걸어나갔다.
성칠의 돌발행동에 사파리 모두가 놀랐다.
바우나 킹의 도전을 예상하고 있다가 뜻밖의 도전자를 맞은 블랙은 물론 바우파, 킹파의 조직원 모두가 놀랐다.
바우와 시저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벌떡 일어났다.
성칠은 블랙을 주시한 채 천천히 걸었다.
이윽고 블랙도 어깨에 잔뜩 힘을 주고 걸음을 떼었다.
바우파와 블랙파의 거리는 약 30m, 성칠과 블랙은 10m쯤으로 가까와졌다.
둘의 걸음은 더욱 빨라졌다.
걸음에 가속도가 붙는 순간 성칠과 블랙은 앞발을 부딪히며 솟았다.
성칠도 바우파에 합류하면서 2인자가 된 것이지 전에 있던 부산 동물원에서는 싸움깨나 하는 사자로 인정받은 실력자였다.
성칠이 블랙에 도전장을 낸 것도 이번 기회에 자신의 실력을 뽐내면서 암컷을 차지하려는 야심 때문이었다.
암컷을 1,2마리 얻기 위한 성칠, 사파리 전체를 노리는 블랙의 대결은 처절할 수밖에 없었다.
성칠과 블랙의 주먹이 엇갈리면서 서로의 얼굴에 명중했다.
과연 블랙의 파워도 생긴 것만큼이나 엄청났다.
성칠의 주먹을 맞은 블랙도 움찔했지만 블랙의 핵펀치를 정통으로 맞은 성칠은 저만큼 나가떨어졌다.
순간 블랙파 졸개들이 앞으로 뛰어나왔고, 바우와 시저도 성칠의 위기를 보자 주저없이 달려나왔다.
싸움은 바우파와 블랙파의 전면전으로 번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