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숭용] OB전 3점포 '장타 이제부터야'
기사입력 1998년 03월 25일 15시 22분
타격 밸런스는 어느날 갑자기 흐트러진다.
또 어느날 갑자기 돌아오기도 한다.
물론 우연한 결과는 아니다.
슬그머니 생긴 나쁜 버릇, 조바심, 부상으로 인한 작은 통증 등이 갑자기 밸런스를 망치는 원인.
그 원인을 콕 찍어 고쳐놓는 것이 `갑자기 밸런스를 찾는' 유일한 방법이다.
현대 이숭용（27）이 틀린 곳을 찾았다.
시원한 장타포의 꿈을 품고 `외다리 타법'에 도전했는데 해외 전지훈련에서의 연습경기 성적은 23타수 5안타（0.217）.
그러나 시범경기 개막과 함께 "망신은 이제 그만"이라고 큰소리다.
타격 밸런스가 흐트러진 원인을 알아냈기 때문.
마음이 급하고 장타 욕심이 지나쳤다.
오른발을 들어올리는 타이밍이 한박자 빨랐고 이 때문에 몸이 빨리 앞으로 쏠렸으며 어깨가 열렸다.
이숭용은 신중하게, 그리고 편안하게 마음을 고쳐먹었다.
타이밍을 바로 잡고 뒷심을 죽여 새 타격폼의 밸런스를 찾았다.
지난 주말의 시범경기 2게임에서 안타 하나씩을 때려내며 준비운동을 마친 이숭용은 24일 창원에서 벌어진 OB와의 연습경기서 호쾌한 아치를 그려냈다.
왼손 신동수에 맞서 뿜어낸 3점홈런.
장타로 승부한다고 선언한 시즌의 출발을 알리는 한방이어서 의미있다.
`3할폼'을 버렸을 때 김재박감독은 "너무 욕심 내지 말라"며 걱정했었다.
"인생이나 야구나 다 도전"이라고 대답했던 당찬 신세대.
그가 선택한 야구를 구경할 차례다.
[이승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