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래] '누가 날 퇴물취급해'
기사입력 1998년 03월 25일 15시 22분
"한물 갔다구요?"
쌍방울 김성래（37）의 투지가 볼만하다.
24일 광주구장에서 열린 쌍방울과 해태의 연습경기는 올시즌 그가 준비하고 있는 `깜짝 쇼'의 전주곡.
2회 해태 선발 최상덕의 낮게 깔리는 직구를 받아쳐 3점짜리 홈런을 엮어낸 것.
시범경기에서의 부진을 단번에 씻어버리는 통쾌한 순간이자 올시즌 새출발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수비에서도 3루 핫코너를 맡아 6회 교체되기까지 꼬집을 만한 실수없이 무난한 플레이를 펼쳐 주전 가능성을 더욱 높였다.
김성근 감독도 "체력 문제를 풍부한 경험으로 잘 극복하고 있다"며 주전 발탁 가능성을 비췄다.
김성래가 지난 2차례의 시범경기에서 부진했던 이유는 지나친 부담감 때문.
작년 `명퇴'의 기로에서 극적으로 쌍방울 유니폼을 입었기에 올시즌을 맞는 각오가 남다를 수밖에.
또 어느해보다 훈련량도 많아 "전경기에 출전하겠다"고 목청을 돋울 정도로 체력에도 자신이 넘쳤다.
하지만 지난 21일 OB전에서는 4구 1개가 고작이었고, 22일 한화전서는 출전기회조차 얻지 못했다.
"작년까지만 해도 체력이 따라주지 않아 타격할 때 자꾸 자세가 낮아져 고전했지만 이제 몸을 세운 채 때리던 전성기 때의 감각이 조금씩 되살아나는 느낌이다."
지난 89년 무릎수술 이후 4년동안의 절치부심끝에 93년 MVP에 오르며 화려하게 재기했던 감격이 아직도 생생하다는 최고령 타자 김성래.
작년 2할5푼6리로 기대에 못미쳤지만 올해만큼은 3할대의 타율로 야구생명을 연장해준 쌍방울에 보답하겠다는 게 그의 각오다.
[양정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