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대상시상식] 춤-노래 어우러진 흥겨운 잔치
기사입력 1998년 03월 25일 15시 22분
24일 오후 2시30분부터 2시간여에 걸쳐 펼쳐진 제4회 한국뮤지컬대상 시상식은 한국뮤지컬계의 정겹고 흥겨운 한마당 잔치였다. 뮤지컬 관계자들은 물론 젊은 연인에서 주부 등 뮤지컬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여 벌인 현장의 이모저모를 소개한다.X편집자주〉
○…시상식은 최근 동남아수출이 확정된 `난타'로 무대를 연후 유희성－이정화의 흥겨운 `심청', 가수 이재영의 분위기있는 `그리스'로 이어졌다. 최정원－서창우이 호흡을 맞춘 `알라딘', 이태원의 뮤지컬 `플라워 드럼송', 티엔에스 씨어트리컬의 `그리스' 등이 연이어지자 관객들의 감흥은 점차 고조됐다. 맨마지막에 티엔에스 씨어트리컬이 `그리스'로 피날레를 장식할때는 모두 흐뭇하고 즐거운 기분으로 박수. 일부에서는 기립박수까지 보내기도.
○…IMF시대인데도 불구하고 참석자들의 열기는 여느때보다 뜨거웠다는 평. 참석자들은 동료가 상을 받을 때는 자신이 받는 것처럼 우레와 같은 박수와 환호를 보냈으며 틈틈이 펼쳐진 단막 뮤지컬에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동숭아트센터의 김옥랑 대표는 "이번 뮤지컬시상식은 배우들과 팬들이 어울려 만든 또 하나의 뮤지컬작품"이라고 정의.
○…때가 때인만큼 IMF시대와 연관된 멘트도 자주 등장. "올 행사가 경제난으로 기업 협찬이 끊어져 간소하게 치르게 됐다"고 그간의 사정을 밝힌 사회자 송승환은 "사회자, 출연진 모두 무료로 출연하게 된만큼 관객 여러분의 박수가 바로 개런티"라고 말해 큰 박수를 받았다.
○…스포츠조선의 신동호 사장은 인사말을 통해 IMF를 극복하는데는 뮤지컬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 참석자들로부터 갈채를 받기도. 신 사장은 "IMF를 극복하는데는 경제적인 면에서는 달러, 국민정서를 위해서는 평화와 안정을 상징하는 뮤지컬의 활약이 필요하다"며 "IMF사태를 하루라도 빨리 극복, 보다 성대한 뮤지컬시상식이 마련될 수 있도록 다함께 노력하자"고 제의.
○…수상자와 시상자들의 넉살좋은 입심도 폭소를 양산. 남우조연상을 수상한 곽은태가 "뮤지컬 때문에 서른일곱에 장가를 가더니 뮤지컬로 마흔 한살에 상을 받게 됐다"고 소감을 말하자 시상을 하던 송용태는 "나는 마흔 여섯살에 그 상을 받았다"고 되받아 폭소. 또 무대미술상 시상자인 최주봉은 "네번 다 시상을 했지만 상은 한번도 받지 못했다. 올 가을엔 뮤지컬에 도전, 내년엔 꼭 상을 타겠다"며 특유의 넉살을 떨기도.
○…시상자로 나선 영화배우 정경순은 "뮤지컬 배우가 아니면서 매년 시상자로 출연하는 이는 나밖에 없을 것"이라며 "아마 10년 후쯤엔 `특별상'을 받을 것 같은 예감"이라고 너스레.
○…여우주연상 공동수상자인 김원정이 이탈리아에서 오페라 출연중이어서 어머니 최완영씨가 대신 수상. 딸 이상가는 수상소감을 발표, `그 어머니에 그 딸이었구나！'라는 감탄사가 객석에 흐르기도.
○…여우 조연상을 받은 이정화는 "영원한 노미네이트배우가 될까 걱정했는데, 저도 받았네요."라고 애교성 멘트. 파격적인 레게파마 스타일로 눈길을 끌었던 그녀는 축하무대에선 뺑덕어멈으로 출연했기에, 사연을 모르는 관객들은 "쪽진 머리를 언제 저렇게 원대복귀시켰냐"며 감탄하기도.
○…시상식에 패션디자이너 앙드레김과 이상봉씨가 나타나 눈길. 좋은 공연엔 빠지지 않는 VIP로 유명한 앙드레김은 예의 흰 예복으로 눈길을 끌었고, 이상봉씨는 오랫동안 형제처럼 지내온 유희성씨（서울시립뮤지컬단）가 남우주연상 수상후보로 올라 꽃다발을 들고 참석. 그는 남우주연상 수상소식에 자신의 일처럼 기뻐했다.
○…최근 김민수 등이 주축이 되어 결성한 `조이플중창단'은 이날 시상식을 데뷔 무대로 이용해 눈길. 점심시간까지 반납해가며 맹연습을 한 남녀 혼성 `조이플중창단'은 `실수'인지 `고의'인지 첫시도에서 틀려 폭소를 자아내기도. 김민수는 미리 준비한 2곡을 멋지게 부른 뒤 관객석에서 박수가 나오자마자 "이럴줄 알고 앙코르곡을 준비해왔다"고 능청을 떨며 `서비스 곡'을 추가.
○…윤석화는 속이 비치는 하늘하늘한 흰색 드레스를 입고 머리엔 리본을 꽂아 참석자 중 베스트드레서로 꼽혔다. 또 MBC TV `김국진의 스타다큐' 촬영팀이 시종 붙어다니며 밀착마크해 동료 배우들의 부러움을 사기도.
○…음악상은 서울예술단의 최창권－귀섭 부자가 공동 수상해 `집안의 경사.' 수상 소감을 먼저 말한 아버지 최창권씨는 "시상식장으로 오면서 수상을 하게 되면 소감은 짧게 말하기로 했다"며 아들에게 마이크를 넘기기도.
[이화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