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산순례] (3)축령-쭉뻗은 잣나무 숲길
기사입력 1998년 03월 25일 15시 22분
"우리나라에도 이렇게 폼나게 생긴 나무들이 있었던가?"
서울에서 동북쪽으로 불과 45㎞ 떨어진 축령산에서 위풍당당한 아름드리 잣나무들로 이뤄진 울창한 숲을 처음 대한 사람들의 공통된 감탄사다.
경기도 가평군 상면과 남양주시 수동면의 경계에 솟아 있는 축령산(879m)이 자연휴양림으로 이름나 있는 것은 국내 최대로 알려진 잣나무 숲 덕분이다.
해방전에 산자락을 빙 둘러 심어놓은 손가락 굵기의 잣나무 묘목들이 60여년이 지난 지금은 한아름으로 자라 송진향 그윽한 휴양림이 된 것이다.
축령산의 산행 기점은 휴양림 관리사무소. 벤치 등 시설물이 있는 휴양림을 벗어나자마자 갈림길이 나오는데 어느 쪽으로 가도 되지만 요즘처럼 산길이 질퍽거릴 때는 왼쪽이 한결 편하다.
더구나 이 길로 가면 능선에 올라서기 직전 샘터에서 바위틈으로 흘러나오는 석간수를 마실 수도 있다.
바위와 흙이 적당히 섞인 능선길은 독수리바위부터는 바위가 주종을 이룬다.
독수리바위는 이곳에서 30여분 더 올라가면 만나는 남이바위와 함께 최고의 전망 포인트. 멀리 마석읍내가 가물거리고 바로 아래로 이제 막 농사철에 접어든 외서면의 산골마을이 보인다.
남이바위에서 정상까지 30여분은 칼날같은 암릉. 오른쪽 사면의 경사가 심해 바위를 오르는 무리수를 두는 것보다는 왼쪽으로 돌아가는 편이 안전하다.
태극기와 돌탑이 있는 정상에서는 운악산을 비롯, 청우산 천마산 철마산 은두봉 깃대봉 등 주변 산무리가 첩첩이 펼쳐져 장관.
흙길인 하산로는 경사가 심한데다 미끄러워 고달프지만 30분이면 닿는 절고개에서 골짜기로 접어들면 본격적인 잣나무숲이 시작된다.
이곳부터는 심호흡을 하며 천천히 내려가야 삼림욕의 효과를 만끽할 수 있다.
▲축령산 가는 길
서울 청량리에서 마석행 시외버스가 20분 간격으로 운행된다. 요금은 1천원으로 주말엔 1시간이 좀 넘게 걸리고 평일엔 45분이면 마석 터미널에 도착한다.
마석에서 휴양림 입구인 외방리까지 버스는 요금 500원에 소요시간 30여분.
승용차로는 춘천 가는 46번 도로를 타고가다 마석에서 좌회전, 362번 입석리 방향으로 달린다.
주유소가 있는 탁거리를 조금 지나 `축령산 휴양림' 간판을 만나면 바로 외방리 방향으로 우회전.
1천원 입장료와 별도로 주차료 1천원을 내야 한다.
▲산행안내
5월15일까지는 산불예방기간이어서 대부분의 등산로가 폐쇄된 상태. 관리사무소∼독수리바위∼남이바위∼정상∼절고개∼관리사무소의 원점회귀 산행이 가장 무난하다. 소요시간은 약 3시간30분.
축령산은 동남쪽이 가파르고 북서쪽이 완만한데 요즘 얼음이 풀리기 시작하면서 독수리바위까지 가는 길은 몹시 질척하기 때문에 산행방향은 위에 제시한 순서대로 하는 편이 적당하다.
좀 미진하다 싶으면 절고개에서 왼쪽으로 내려가지 말고 직진하면 40여분 후 서리산 정상.
그러나 더이상은 산불예방 폐쇄구간으로 다시 온길을 되짚어 관리사무소로 내려와야 한다.
정상에서 아침고요수목원이 있는 임초리 방면으로 가는 2개 등산로는 모두 폐쇄돼 있다.
폐쇄구간에 들어가면 벌금 30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