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름] LG-진로 '팀 해체불사' 거센 반발
기사입력 1998년 03월 24일 15시 21분
프로씨름판에 `이태현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현대가 지난 20일 한국씨름연맹이 관할하고 있는 상비군 소속의 이태현（22）과 전격적인 입단계약을 한데 대해 LG증권과 진로가 팀의 해체까지를 거론하며 크게 반발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이태현은 상비군에 소속돼 있으면서 앞으로 새로운 팀이 생기면 1차적으로 이적할 예정이었던 천하장사 출신의 톱스타.
LG증권과 진로는 "프로씨름이 3개팀으로 어렵게 명맥을 유지해 가는 상황에서 현대가 나만 살면 된다는 식으로 선수를 빼가는 것은 어떤 명분으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는 일치된 입장을 보이고 있다.
특히 LG증권의 윤종홍 운영부장은 "현대가 엄연히 상비군에 소속돼 있는 이태현을 데려간 것은 한국씨름연맹의 선수관리규정을 위반한 것"이라는 `해석'까지 내려가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이에 따라 LG증권은 씨름연맹이 이태현의 선수등록을 받아들일 경우 이번달말부터 시작할 예정이었던 올시즌 연봉계약을 무기연기하는 것은 물론 팀의 해체도 불사한다는 초강경 방침을 굳혀놓고 있다.
또 이렇게 되면 현재 팀이 존폐위기에 있는 진로 역시 LG증권과 행동을 같이 한다는 입장이어서 `이태현 파문'은 자칫 씨름판 전체의 와해로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편 한국씨름연맹은 권석조 사무총장을 22일 현대씨름단이 있는 울산으로 내려보내 해결방안을 모색하고 있으나 현대측에서는 "선수의 자유의사로 계약을 한 것은 아무런 하자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김석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