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럴땐이렇게] 인사사고후 면허증 줘도 조치없으면
기사입력 1998년 03월 24일 15시 21분
서울 경동시장에서 장사를 하고 있는 정모씨는 교통사고를 내고 피해자에게 면허증만 주고 갔다가 그만 큰 곤욕을 치렀다.
정씨는 며칠전 장사를 마치고 고객과 저녁식사를 하면서 고객의 권유로 `이 정도는 괜찮겠지' 하고 반주로 딱 한잔을 했다.
그런데 식사를 마치고 구리시 방면으로 가던중 망우리를 지날 때 버스를 타기 위해 차도에 서있던 사람의 왼쪽 다리를 치었다.
버스에 가려 보지 못했다가 충돌 직전에 발견하고 급히 급브레이크를 밟았지만 이미 때는 늦은 뒤였다.
깜짝 놀라 차에서 내려보니 나이 어린 학생이 아픈 표정을 짓고 인도에 걸터 앉아 있는데 큰 부상은 아닌듯 보였다.
식사하며 술을 한잔 마신 것이 마음에 걸렸던 정씨는 학생에게 얼른 면허증과 명함을 건네 주고는 "치료를 받은뒤 연락해 주면 보상하겠다"고 말한뒤 황급히 현장을 떠났다.
밤새 불안한 마음에 가슴 졸이고 있는데 이튿날 아침 경찰서로 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경찰관이 음주측정을 했으나 시간이 많이 지났기 때문에 별 문제는 없었지만 "교통사고를 내고 면허증과 명함을 주었으니 뺑소니로 볼 수 없지만 이것만으로 사고 후 조치를 다했다고 보기 어렵다. 환자에 대해 완전히 조치를 취하지 않았기 때문에 형사입건이 된다"는 것이 아닌가.
다행히 피해자가 큰 부상이 아니어서 불구속 처리, 벌금을 물었지만 정씨는 딱 한잔 마신 술이 겁이나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이 못내 후회가 됐다.
[경찰청 교통안전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