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진섭] '가슴아픈기억 노래로 달래세요'
기사입력 1998년 03월 24일 15시 21분
"살면서 누구나 아픈 기억이 있습니다. 그 아픔의 깊이를 일일이 헤아릴 순 없겠지만 내 노래로 조금이나마 위로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변진섭(32)이 1년8개월만에 들고 나온 여덟번째 앨범에는 주변에서 접할 수 있는 절절한 사연이 담겨있다. 불치병을 앓던 여자를 사랑한 남자, 삼풍백화점 사고로 친구를 잃은 얘기, 고무신을 바꿔 신은 여자, 직장을 잃은 가장, 몇 번의 이별끝에 맺어진 사랑 등이 앨범을 채우고 있다.
`논픽션'(Nonfiction)이란 타이틀을 붙인 것도 그래서다.
PC통신, 팬클럽 회원들, 주위 친구들의 소설보다 더 소설같은 실제 사연을 노래말로 바꿨다. 여기에 김형석 정재형 이장현 김신우 노영심 등 쟁쟁한 작곡가가 곡을 붙였다.
컴퓨터 음악을 지양하고 오케스트라의 실연(實演)으로 아름답고 섬세한 소리를 만들었다. 15곡이 들어 양적으로도 `묵직한' 이번 앨범을 변진섭은 `IMF식 CD'로 소개한다.
타이틀곡은 서정적인 왈츠풍의 `가장 슬픈 날의 왈츠'. 사랑하는 여자를 불치병으로 잃은 한 편의점 점원의 가슴아픈 사연을 담았다. 도입부와 후주에 흐르는 아코디언 연주가 애절함을 더한다. 복고적인 4분의 3박자에 맞춰 진행되는 이 노래는 선보이기 무섭게 반응이 오는 히트예약곡.
`변진섭표' 발라드 `천상유애' `박하향 숲속의 공주'도 좋지만 그의 변신이 느껴지는 재즈풍의 `사실이 그래'와 경쾌한 고고 `무너진 사랑탑' 등도 좋다.
이밖에 후배가수 이기찬, 정재형과 목소리를 맞춘 `정담', `그녀를 만났죠', 이창훈 김현철 이현우 홍종구 등과 함께 `떼창'으로 부른 `우리' 등이 눈길을 끈다.
요즘 CBS FM `변진섭의 우리들'을 진행하며 분위기있는 밤DJ로 인기를 끌고 있는 변진섭은 "히트에 연연한다기 보다는 여전히 노력하는 가수라는 이미지를 주고 싶다"며 노래생활 11년 소감을 밝힌다.
[김소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