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에메랄드캐슬'] 4인조 록그룹으로 새출발
기사입력 1998년 03월 24일 15시 21분
에메랄드 캐슬이 IMF시대를 노래한 `벌의 시대'와 함께 돌아왔다.
에메랄드 캐슬의 2집 `서클'은 `발걸음'을 히트시킨 데뷔 앨범에 비하면 놀랄만한 성숙이 느껴지는 앨범. "우리는 록 그룹인가, 아닌가"를 놓고 고심한 흔적이 앨범 곳곳에서 엿보인다.
일단 보컬 지우, 기타 김상환, 드럼 강상호의 라인업에 뱅크 출신의 베이스 박지훈을 영입, 4인조로 록그룹의 기본적인 포맷을 갖췄다.
`우린 모두 실패한 연극의 주인공들이었던가/알몸을 다 보인채/더 물러날곳 없다는 건 다행이야/시작해 또 시작해…'로 이어지는 `벌의 시대'는 16비트의 빠른 템포의 노래. 지우의 샤우팅과 간주에서 등장하는 김상환의 공격적인 리프가 돋보인다.
또 `벌의 시대'의 속편격인 `죄의 시대'도 미국에서 온 래퍼 레처의 울부짖는 랩으로 시작, `에메랄드 캐슬＝발라드 그룹'이란 평가를 깨기 충분하다.
"1집 발매후 `록그룹도 아니다'`넥스트의 그림자다'라던 비판을 상당히 의식했습니다. 4인조로 늘린 것도 한번 `제대로 된 록을 해보자'는 의도가 많이 작용한거죠."
팬들 사이에서 `제5의 넥스트 멤버'로 불리던 건반 세션맨 장기순이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만만치 않지만 1집에 비해서는 많이 축소된 편. 물론 넥스트에 비해 멜로디를 중시하는 점은 여전하다.
도입부에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의 삽입곡 `위싱 유 워 섬하우 히어 어게인'이 깔리는 발라드 `그대 오시는 길', 녹음중에는 앨범의 대표곡으로 꼽혔던 `프로미스' 등에서는 `발걸음'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곧 있을 라이브 무대를 위해 성수동 연습실을 땀으로 적시지만 늘 웃음이 넘쳐 자신감도 가득하다. `최상의 팀워크에서 최상의 사운드가 나온다'는 굳은 믿음 덕분이다.
[송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