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내장외] 조경환 '거인돼야 할 3가지 이유'
기사입력 1998년 03월 23일 14시 49분
★…`조경환이 거인 유니폼을 입어야하는 3가지 이유.'
최근 계약금 3억원（연봉 2천만원）에 지각입단한 롯데 신인 외야수 조경환（26）은 스스로 "타고난 롯데맨"이라고 입선전을 하고 다닌다.
금액차이로 구단과 2개월 가깝게 지루한 줄다리기를 벌였지만, 이런 와중에서도 구단의 스카우트 관계자에게 "롯데에서 꼭 야구를 하고 싶다"며 거듭 호소했던 터였다.
조경환은 요즘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롯데 줄무늬 유니폼을 입어야 하는 3가지 이유'를 일목요연하게 늘어놓는다.
첫째 버스, 비행기, 지하철 등 교통수단의 좌석에 엉덩이를 대기만 하면 금세 업어가도 모를 정도로 깊은 잠에 빠져드는 특이체질이란 점.
최남단인 부산을 연고지로 하는 롯데는 프로야구 8개 구단 가운데 원정경기때 선수단버스를 이용한 이동거리도 가장 길어 대부분 선수들에게 이만저만 고역이 아니다.
그러나 조경환에게는 버스를 타는 긴 시간이 반대로 달콤한 휴식시간이 된다.
또 생선회라면 사족을 못 쓰는 입맛도 `운명적인 롯데입단'의 또 다른 이유다.
조경환은 싼값에 싱싱한 해산물을 수시로 맛보는데는 항도 부산이 최고라며 입맛을 쩝쩝 다신다.
또 고향이 서울인데다 부산에는 사돈의 팔촌도 없는 처지지만, 조경환에게는 이런 점이 오히려 `민족중흥의 역사적 사명'이다.
부모가 모두 호남출신인 조경환은 "부산야구의 중흥에 이바지해 영호남 화합의 상징적인 존재가 되겠다"며 결의가 대단하다.
훈련중에도 틈만나면 `부산갈매기'와 `돌아와요 부산항에'를 흥얼거리는 조경환의 `부산사랑, 롯데사랑'은 벌써 `토종 자갈치'를 뺨친다.
[이백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