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사랑방] 맥도웰 '와! 내 인기가 이렇게 높나'
기사입력 1998년 03월 23일 14시 49분
◇…지난주는 프로농구 플레이오프의 후끈한 열기속에 한시즌을 결산하는 KBL（한국농구연맹）의 각종 개인상 발표로 화젯거리가 풍성했습니다.
플레이오프 준준결승에서는 대구 동양과 부산 기아가 나란히 승리하면서 4강 구도가 가려졌습니다. 지난 19일 발표된 97∼98정규시즌 개인상 얘기부터 시작할까요.
◇…정규리그 MVP에 오른 현대 이상민과 최우수외국선수상을 차지한 조니 맥도웰은 기자단 투표 결과에 대해 무척 놀라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이들은 최고의 영예를 차지할 것이라는 예상은 했지만 설마 만장일치가 나올줄은 몰랐던거죠.
KBL의 `월간 MVP'에서 번번이 차점을 얻어 탈락했던 이상민은 투표 결과를 듣자 "만장일치 맞죠"라고 물으며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이었습니다.
또 맥도웰도 "나래 윌리포드나 LG 블런트와 각축을 벌일 줄 알았다"며 "내 기량과 인기가 이토록 출중한지 나 자신도 몰랐다"고 너스레를 떨었습니다.
◇…개인상 21개 부문중에서 특히 관심을 끈 것은 우수후보선수상（식스맨상）이었습니다.
현대 이상민과 맥도웰 등 대부분의 수상자가 예상대로 결정났지만 유일하게 식스맨상만은 치열한 경합끝에 수상자를 탄생시킨거죠.
결국 16표를 얻은 나산 김용식이 동양 이인규를 1표차로 제치고 수상의 영예를 안아 나산은 플레이오프에 오르지 못하고도 김현국（수비 5걸） 김상식（자유투상）까지 3명의 수상자를 냈죠.
이와 대조적인 팀이 동양으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하고도 조던이 리바운드상과 베스트5에 선정됐을 뿐 토종선수로는 수상자가 1명도 없어 썰렁했습니다.
"이인규가 식스맨상의 강력한 후보인줄 알았으면 `운동' 좀 하는건데…"라며 뒤늦게 후회하는 한 동양 관계자의 말에서 구단의 무성의를 잘 읽을 수 있더군요.
◇…지난주 대전 현대의 코칭스태프와 직원들은 표정관리에 여념이 없었습니다.
이상민과 맥도웰이 MVP와 최우수외국선수상을 휩쓴데다 플레이오프 준결승 상대도 원하던대로 맞아떨어졌기 때문이죠.
현대는 동양이 나래와의 플레이오프 준준결승에서 이기고 올라오자 싱글벙글이었습니다.
정규리그에서 나래와는 3승2패로 박빙의 승부를 벌였지만 동양에는 4승1패로 절대적인 우위를 지켜 내심 동양을 기다리고 있었던거죠.
특히 동양은 나래와 5차전까지 가는 혈투를 벌여 현대로선 체력전에서도 자신감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현대의 모관계자는 `이게 다 현대가 시즌 챔피언에 오르라는 신의 계시'라는 해석을 하기도 했죠.
◇…플레이오프 준준결승에서 탈락한 원주 나래와 인천 대우는 지난 20일 선수단과 프런트 직원이 모두 참석한 가운데 각각 `쫑파티'를 가졌습니다.
나래는 서울 강남의 한 중국식당에서, 대우는 과천에서 결산모임을 갖고 중도하차의 아픈 기억속에 한시즌을 돌아보며 모처럼 화기애애한 시간을 보냈답니다.
그런데 이날 `2차' 장소를 물색하던 나래와 대우는 서울 강남의 J나이트클럽에서 맞닥뜨릴 뻔 했습니다.
양팀 모두 화끈한 뒤풀이를 위해 이 나이트클럽을 찾았는데 대우가 무대를 선점하는 바람에 나래는 빈 테이블이 없어 인근의 H호텔 나이트클럽으로 옮겨 `음주가무'를 즐겼답니다.
◇…재계약이 결정된 나래 윌리포드가 오만불손한 언행으로 또다시 도마위에 올랐습니다.
윌리포드는 지난 18일 동양과의 플레이오프 준준결승 5차전서 패한 뒤 라커룸으로 돌아가면서 심판에게 욕설을 퍼부었습니다.
이때 현장에 있던 KBL 홍보팀의 김민규씨가 "조용히 하라"며 이를 제지했는데 윌리포드는 김씨에게도 입에 담을 수 없는 폭언을 쏟아놓더군요.
그런데 더 한심스러운 것은 나래구단 관계자가 오히려 윌리포드를 두둔하면서 김씨에게 화를 낸겁니다.
물론 플레이오프 4강 진출에 실패해 속이 상한 점은 이해하지만 자기팀 선수 하나 관리하지 못하면서 애매한 김씨와 승강이를 벌이는걸 지켜보고 있노라니 프로농구판은 스포츠맨십도 실종됐나 싶어 서글프더군요.
[정리＝박진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