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시범경기 최소 4구 팀내 '1위'
기사입력 1998년 03월 23일 14시 49분
`제구력의 마술사 매덕스도 부럽지 않다.'
`코리아 특급' 박찬호（25．LA 다저스）가 신기의 제구력으로 메이저리그를 놀라게 하고 있다.
제구력의 대명사는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우완 에이스 그렉 매덕스（32）.
지난 시즌 매덕스는 232⅔ 이닝에서 고의 4구 6개를 포함, 4구를 단 20개만 내줘 9이닝당 0.77개를 자랑했다.
박찬호는 192이닝에서 4구 70개로 9이닝당 3.28개를 기록, 96년의 5.88보다는 월등히 향상됐으나 여전히 제구력은 들쭉날쭉이었다.
그러나 막판을 치닫는 스프링 트레이닝에서 박찬호는 매덕스를 능가하는 면돗날 제구력을 과시하고 있다.
총 22이닝을 던진 박찬호가 걸러 보낸 타자는 두명으로 9이닝당 0.82개를 기록, 한 게임을 완투해도 1개 미만의 4구만 내주는 놀라운 컨트롤을 보였다.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매덕스가 16이닝에서 4개의 4구를 허용했으니 경쟁이 안될 정도다.
팀내 선발중에도 압권이다.
에이스 마르티네스가 21⅓ 이닝에서 8개, 노모 히데오가 비공식 경기 포함 10이닝에서 7개, 뛰어난 제구력으로 유명한 이스마엘 발데스도 10이닝에서 2개, 그리고 대런 드라이포트는 21이닝에서 8개의 4구를 허용하고 있다.
박찬호가 이처럼 제구력이 좋아진 것은 정면 승부를 하고 있기 때문.
"언제든지 칠테면 치라는 각오로 스트라이크존에 공을 꽂는다"는 박찬호는 "정신적으로 안정된 것 역시 4구를 줄이고 투구수를 적게하는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한다.
그는 또한 "물론 시범 경기라는 것이 부담감을 덜어주기도 하지만 정규 시즌에도 똑같은 마인드 컨트롤로 타자들을 압도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피아자와의 호흡이 매끄러워진 것도 이유중의 하나다.
최고 시속 160㎞에 육박하는 강속구에 낙차 큰 빠른 커브, 직구 모션에서 강속구보다 30㎞ 구속이 느리게 들어오는 체인지업, 왼손 타자 킬러인 투심 패스트볼 등 박찬호의 구질을 적절하게 배분하는 피아자의 도움도 박찬호 변신에 한 몫하고 있다.
강속구의 박찬호에게 발군의 제구력까지 가미됐으니 메이저리그 타자들이 공포에 떨지 않을 수 없다.
[베로비치(미 플로리다주)=민훈기 특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