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택] '은퇴하겠다'
기사입력 1998년 03월 23일 14시 49분
프로농구 국내선수 가운데 최연장자인 김유택은 23일 LG와의 플레이오프 준결승 2차전을 앞두고 "최근 체력의 한계를 느낀데다 후배들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 이번 시즌을 끝으로 현역에서 물러나겠다"고 말했다.
기아구단도 "오는 5월로 김유택과의 2년 계약이 끝난다"면서 "본인이 선수생활을 마치기를 바라고 있어 재계약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김유택의 은퇴를 확인했다.
은퇴 이후의 진로에 대해 김유택은 기아 코치직을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구단측이 모기업의 경영난을 이유로 코치 증원에 난색을 표명해 중_고교팀 코치자리를 물색하고 있는 중이다.
1m97의 신장과 탁월한 탄력을 갖춘 김유택은 묵직한 골밑플레이와 정확한 미들슛을 앞세워 슈터계보로 이어지던 한국농구사의 물줄기를 센터시대로 바꿔놓았던 주인공이다.
지난 80년대 초반 한기범 허 재 강동희 등과 함께 중앙대 전성시절을 열었던 김유택은 이후 10여년 동안 국가대표 간판 센터 겸 파워포워드로 한국 남자농구를 아시아 정상에 올려놓기도 했다.
지난 86년 기아자동차의 창단멤버로 실업무대에 진출한 김유택은 `허（허 재）_동（강동희）_택（김유택） 트리오'라는 신조어를 만들며 농구대잔치 7회 우승, 전국대회 40여차례 제패 등 `기아 왕국'의 신화를 창조한 주역이다.
프로농구가 출범하면서 외국인 센터들의 득세로 출전기회를 좀체 얻지 못한 채 식스맨에 만족해야 했던 김유택은 지난해 6월 상무를 제대한 조동기가 합류한데다 최근 급격한 체력저하를 실감, 은퇴를 결심하게 됐다.
올 정규리그 41경기에 출전해 경기당 평균 6.5득점과 2.6리바운드를 기록한 김유택은 "마지막 무대인 만큼 팀을 다시 한번 정상에 올려놓은 뒤 영예롭게 은퇴할 생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