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마라톤]권은주 보스턴 마라톤 출전포기
기사입력 1998년 03월 23일 14시 49분
한국 여자마라톤의 기대주 권은주（權垠珠．21．무소속）가 쓰러졌다.
한국 여자마라톤 사상 처음으로 개런티（2만달러）를 받고 오는 4월20일 미국에서 열리는 제102회 보스턴마라톤대회에 출전할 예정이었던 권은주가 부상으로 출전을 포기했다.
권은주는 "앞으로 큰 문제가 없길 바란다"면서 뜻밖의 부상에 눈물을 흘렸다.
권은주의 병명은 오른쪽 발바닥의 `족저건막염'（足低腱膜炎．Plantar Fascitis）.
이 병은 황영조가 92바르셀로나 올림픽 마라톤 우승후 걸렸던 발바닥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으로 마라토너들에겐 일종의 직업병이다.
당시 황영조는 일본 고야마병원에서 수술을 받고 완치됐었다.
최근들어 발바닥 통증으로 정상적인 훈련을 소화하지 못했던 권은주는 지난 19일 경북 김천에서 전지훈련을 끝내고 상경, 20일 서울 영동세브란스병원에서 정밀검사 결과 이같은 진단을 받고 진단서를 첨부해 보스턴마라톤대회 조직위원회에 출전불가 사실을 통보했다.
권은주의 정밀진단을 실시한 영동세브란스병원측은 선수의 사기를 고려해 자세한 설명을 피하고 있으나 권의 진단서를 판독한 계명대 김기진 교수（42．스포츠생리학）는 "증상이 심해지면 아킬레스건의 연결부위인 비복근과 가자미근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어 조속한 치료를 요한다"고 말했다.
특히 김교수는 뒤굽이 높고 안락한 신발을 착용, 뒤꿈치에 걸리는 부하（負荷）를 최대한 줄여야 한다고 충고했다.
병원측은 일단 수영이나 스트레칭을 통해 약 4주간 부상부위의 상태변화를 살핀 뒤 추후 치료계획을 수립하겠다는 입장이다.
정봉수 감독은 "나이가 어린 점을 고려해 무리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해 보스턴마라톤대회 출전을 포기하고 당분간 치료에 전념할 계획"이라면서 "최근까지 아주 컨디션이 좋아 내심 우승까지 가능하다고 판단했었는데 아쉽다"고 말했다.
[김의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