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千字文] (76)籍甚無竟
기사입력 1998년 03월 23일 14시 49분
籍甚無竟(적심무경):죽음이 임박하도록 문서에 남길만한 이름이 못되니 안타깝다. 어려서부터 허송세월하지 말고 열심히 노력해 이름을 남길 수 있도록 하라.
籍(문서 적):오래된 이야기나 그러한 내용들을 적은 책. 대나무 죽(竹)은 지금의 종이처럼 기록하는 데 사용된 책을 말한다.
甚(심할 심):달고 맛있다는 말과 어리석고 모자란다는 말을 동시에 사용하니 `연극이 너무 심하다'는 뜻에서 속임수로도 활용된다.
無(없을 무):아닐 무, 말 무(毋), 망할 망(亡)과도 뜻이 통한다.
竟(마칠 경):날마다 서서 돌아다니며 궁리를 하지만 죽음이 임박했다는 뜻에서 `마치다, 궁리하다, 고치다'의 의미로 쓰인다. `날마다 돌아다니다'에서 뜻을 세우지 못한다는 뜻으로 의미가 확대된다.
[이름풀이]
문서 적(籍)을 사용하면 글자의 뜻 그대로 문서를 만지는 직업, 즉 도서관이나 행정관서의 호적계, 민원실 등에서 근무하는 경우가 많다. 이름 석 자의 형상과 뜻이 좋으면 고고학자나 사학자로 이름을 얻는다.
마칠 경(竟)은 글자 그대로 모든 일을 끝낸다는 뜻과 같으므로 함부로 사용해서는 안된다. 부수로 쇠 금(金)을 붙이면 거울 경(鏡)이 되는데 이는 보고, 치장하고 돌아다닌다는 뜻 뿐이므로 이름에 사용하지 않는다.
[민승만=한자연구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