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은행원들이 권총강도 잡았다
기사입력 1998년 03월 20일 02시 02분
은행원들이 한마음으로 뭉쳐 권총 강도를 붙잡았다.
19일 오전 9시 34분쯤 서울 강남구 청담동 서울은행 학동지점 직원들이 후문으로 들어와 총탄 3발을 쏘며 위협하는 강석민씨（31．서울 구로구 독산동）를 붙잡은 것이다.
강씨는 이날 얼굴을 감추기 위해 오토바이 헬멧과 마스크를 착용하고 노란색 비옷까지 입고 들어와 총탄을 발사하며 "금고를 열고 1억원을 담으라"고 요구했으나, 은행원들은 "금고 열쇠가 없다"는 등 갖가지 핑계를 대며 20여분간 시간을 끌었고, 이 틈을 타 청원경찰 김종구씨（38）가 사설경비업체와 연결된 무선
비상벨을 눌렀다.
강씨는 이후 금고 열기를 포기하고 창구에 있던 현금 778만 3천원을 가방에 담아 은행원 2명을 번갈아 인질로 잡고 총탄을 발사하며 후문으로 빠져나가려 했다.
그러나 한 은행원이 강씨의 등을 발로 차 강씨가 비틀거리고 청원경찰 김씨가 덮쳐 격투를 벌이는 동안, 신고를 받은 강남경찰서 청담2 파출소 소속 경찰관 4명이 도착해 검거했다.
조사 결과, 강씨는 지난달 19일 새벽 용산 전쟁기념관에 전시된 국산 K－5 9㎜ 권총 1정 등을 훔쳐 범행에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