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치라이트] '즐기는 축구'로 효과 극대화
기사입력 1998년 03월 19일 15시 26분
@…18일 프로축구 천안 일화의 용인연습구장.
국가대표 오른쪽 날개 이상윤（30）이 쑥스러운 표정으로 운동장을 돌고 있었다.
훈련에 열중하던 선수들이 웃으며 소리친다.
"더빨리 안뛰고 뭐해."
코너킥을 실수했다고 레네 감독이 내린 벌이다. 그러나 벌을 받는 `학생'치고는 표정이 너무 밝았다.
이어 벌어진 연습게임. 실전을 방불케 하는 몸싸움이 계속되지만 선수들이 무척이나 재미있어 한다.
열심히 뛰는 선수들의 모습이나 승리를 향한 한마음 한뜻으로 뭉친 분위기가 모두 아름다운 풍경이다.
"축구는 즐기는 것."
레네 감독（벨기에）의 평소 지론이다.
마지못해 하는 운동은 효과도 떨어지고 반발심도 생기게 마련.
벨기에에서 선진축구를 익혀온 레네 감독은 선수들이 재미를 느끼도록 나름대로의 방식으로 조련한다.
"지난해 한국에 처음 왔을때 선수들이 축구를 힘들어 한다고 느꼈죠. 저로서는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시행착오도 많았다. `즐기는 축구'에 익숙하지 못한 일부 선수들은 자율이라는 이름으로 주어진 시간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해 레네 감독을 안타깝게 했다.
그러나 올시즌 일화선수들의 사기는 하늘을 찌를 듯 높다.
"공부도 하고 싶어야 성적이 쑥쑥 오르듯 축구도 스스로 즐길 수 있어야 좋은 성적을 올릴 수 있습니다."
지난해 일화는 정규리그 8위로 부진했다. 그래서 `레네식 축구'는 아직 검증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목소리도 높았다.
사실 올시즌 일화가 어떤 성적을 올리느냐에 따라 평가는 달라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적어도 새로운 훈련방식은 선진축구로 한걸음 더 전진해야 할 우리들에게 많은것을 돌아보게 한다.
[용인＝백문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