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동양 4강진출 일등공신 '키이스 그레이'
기사입력 1998년 03월 19일 02시 22분
남모를 속앓이를 해야 했다.
`말썽꾸러기' 토니 매디슨은 야생마처럼 천방지축으로 코트를 뛰어다녀 경기를
망쳐놓기 일쑤였고 `왕자병 환자' 로이 해먼즈는 자신이 마치 대단한 선수인양
거드름을 피우곤 했던 것.
상당한 시간을 한솥밥을 먹었던 식구를 내보내면서 아쉬운 마음이 들게
마련이지만 오죽했으면 지난해 4월 둘을 미국으로 돌려보낸 뒤 "앓던 이가
빠진 것처럼 후련하다"고 털어놓았을까.
그러나 올시즌에 데려온 용병들만 생각하면 박감독은 자다가도 웃음이 절로 난다.
특히 팀내 최고참인 키이스 그레이（30）가 경험이 모자라 자제력이 떨어지는
국내선수들을 리드하는 모습을 보면 포옹이라도 해주고 싶은 심정이다.
이심전심 이었을까.
그레이도 박감독의 마음을 읽었는지 18일 플레이오프 준준결승 마지막 승부에서
나래의 바스켓을 맹폭하며 동양을 4강 반열에 올려놓았다.
－슈팅감각이 상당히 좋아보였는데.
▲오늘（18일） 질 경우 보따리를 싸야하기 때문에 죽기 살기로 뛰었다.
경기초반부터 슈팅감각이 좋아 될 수 있는대로 슛을 많이 시도했다.
－나래의 장신선수들이 전담마크했는데.
▲한국에 와서는 장신선수들과 1대1로 맞서는 일이 많았는데 오늘도
그런 경우였다. 힘과 탄력에서 내가 앞선다는 자신감을 갖고 경기에 임했는데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
－4강전 대비책은.
▲우리팀의 공격력은 상당한 수준이라고 생각한다. 경기 당일 수비만
잘 이뤄진다면 현대와의 경기도 좋은 승부가 될 것으로 믿는다.
'류성옥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