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 '알아서 주세요'
기사입력 1998년 03월 18일 15시 17분
'뚝심의 샅바꾼' 김경수(26.LG증권)가 올시즌 자신의 몸값을 씨름단에 백지위임했다.
김경수는 지난 95년과 96년 잇따라 천하장사에 오른 전적을 앞세워 97년 연봉협상에서 씨름선수로는 최초로 연봉 1억원을 돌파했던 장본인.
그러나 올시즌에는 'IMF 한파'에다 특출하지 못한 작년시즌의 성적탓으로 씨름단에 "몸값을 올려달라"는 말을 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이에 따라 김경수는 이달 하순부터 시작될 연봉협상에서 자신의 '희망액수'를 제시하지 않고 씨름단의 결정에 무조건 따를 생각이다.
김경수는 97년 천하장사 타이틀은 놓쳤지만 작년 5월 밀양대회서의 백두장사와 단체전 우승에 기여한 '팀공헌도'를 내세워 연봉의 소폭인상을 요구할 작정이었다.
그러나 연봉협상으로 씨름단과 마찰을 빚으면 훈련에도 지장이 있을 뿐아니라 팬들에게도 좋지않은 인상을 줄 가능성이 있어 사실상의 '백기투항'을 결정한 것이다.
하지만 LG증권 씨름단에서도 팀을 대표하는 간판스타인 김경수로부터 연봉을 백지위임받았다고 해서 그의 몸값을 대폭 삭감하지는 않을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연봉협상에 나서는 마음을 일찌감치 정리해 홀가분해진 김경수는 "작년의 성적이나 연봉문제는 잊어버리고 올시즌 천하장사 타이틀 탈환을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김석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