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카스배 천원전] ○서능욱 9단●강훈 9단
기사입력 1998년 03월 18일 15시 17분
제1보(1∼15)＝옛 `도전5강'끼리의 대국이다. 그런 만큼 예선전이지만 묵직한 감이 느껴진다. 80년대 중반 당시 타이틀을 독점하고 있던 조훈현, 서봉수의 반열에 가장 근접해 있는 5명의 기사들을 선정해 그들을 이른바 `도전5강'이라 불렀다.
`조．서'의 대를 이을 가장 유망하고 확실한 기사들로 바둑계와 팬들의 기대와 촉망을 한몸에 받아왔던 그들이었다. 두 대국자 외에 장수영 9단, 백성호 9단, 김수장 9단 등이 그들이다.
이제 세월도 강산이 한번 이상 바뀌도록 흘렀고 그들 모두 입신(9단)의 경지에 들어섰지만 바둑계의 판도는 그들이 아닌 이창호를 선두로한 신세대들에 의해 요즘 주도되고 있는 추세다.
하지만 아직도 올드팬들의 뇌리엔 그들은 영원한 `도전5강'으로 기억되고 있으며 사실 언제 타이틀 반열에 대뜸 뛰어오를 지 모르는 잠재력과 능력을 지니고 있다.
위로는 소위 `3인방' 내지 `4인방'의 세에 눌리고 아래로는 신예들에게 추월을 당하며 그들 나름대로 바둑계의 한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고군분투해온 것 또한 사실이다. 어찌보면 `도전5강'에서 `미들맨'으로 전락한 셈이지만 그 누구도 언젠가 그들의 `재기'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요즘의 추세가 `화점' 위주의 초반진행이지만 여전히 `소목'을 고집하고 있는 기사가 바로 서 9단이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화점은 소목에 비해 변화가 없고 단순해서"라는 것. 백 6에 흑 7 밑붙임은 [참고도 1]흑 14 다음 백 A의 축이 유리함을 전제한다.
흑 11 때 백 12는 서 9단이 즐겨두는 수다.이 수로 [참고도 2] 백 1로 붙여 7까지 눌러가는 것도 가능하며 흑도 8로 벌려 한판의 바둑이다.
[해설．김재구 8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