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로바안나이트] '생고기 전문점'에 갔더니
기사입력 1998년 03월 18일 15시 17분
시골에 가서 먹는 닭백숙이나 삼계탕이 도시의 그 것보다 훠얼씨인∼ 맛있는 이유를 아시는가?
뭐, 시장이 반찬이라구? 시골까지 먼 길을 갔으니 탈탈 굶어서 뭘 먹어도 자연 꿀맛일 것 아니냐구? 아니다.
배부를 때 먹어 봤는데도 맛있더라.
뭐, 시골에 계신 장모의 정성이 지극해서 그 손맛이 뛰어난 때문이라구?
그 것두 아니다. 장모 아닌 삼촌 집에서 먹어 봐도 맛있더라니까.
사실은 바로 그 자리서 잡은 생닭여서 맛이 뛰어난 것이다.
고기든 생선이든 `생고기'나 `활어'가 맛있지 한 번 냉동이 되고 난 것은 상당부분 맛이 간다고 한다.
얼렸다가 나중에 다시 녹여서 살려낼 `냉동인간'도 아마 `제 맛' 발휘하지 못할걸.
사람들이 긴축가정경제를 꾸리느라 외식을 줄이니까 맛으로 승부를 내겠다는 식당이 많다.
그래서 요즘 부쩍 늘고 있는 것이 `생고기 전문점'이다.
이 식당은 고기뿐 아니라 우유등 마실 것까지 즉석에서 생으로 내 놓는 것으로 파리 아닌 이름을 날리고 있다.
주방 뒤에 소, 돼지등의 우리(축사)가 있어서 손님이 원하면 그 자리서 산가축의 살을 도려내준다. 소나 돼지의 살코기 베어낸 부분은 재빨리 붕대를 감아 주고.
한 껄떡남이 이 식당에 와서 우유를 주문했다.
우유가 금방 나오지 않았다.
생머리를 한 예쁜 여종업원이 와서 양해를 구한다.
"젖소가 오늘 양을 다 짜버려 나오질 않는군요. 정 급하시다면…"하며 자기의 앞 가슴을 풀어헤치지 않는가.
물론 그 껄떡남은 진짜 생우유(?)를 마실 수 있었다. 비록 양은 충분치 못했지만.
잠시 후 눈이 `뉘리끼리+게슴츠레+헤벌레∼'해진 그 껄떡남 식당을 나오며 혼자 히죽히죽 거린다.
"… 흐흐∼ 아쉽네！ 이럴 줄 알았으면 맥주를 마시고 싶다고 할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