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쿨바] '똑딱타법' 힘붙은 직선타구 홈런성 '듬직'
기사입력 1998년 03월 17일 14시 42분
볼수록 다른 사람이 있다.
현대 스콧 쿨바（32）가 그런 선수다.
덩치 좋은 외국인 타자라니까 막연히 괴물 슬러거를 기대했다.
그러나 정작 뚜껑을 열어보니 쿨바는 타이밍을 맞히는 `똑딱 타법'.
모두들 김이 샜지만 김재박 감독의 평가는 달랐다.
"시원한 포물선의 타구는 아니지만 워낙 힘이 좋아 직선 타구가 멀리 나간다"고 관찰하더니 "좁은 인천구장에선 넉넉한 홈런성 타구"라고 분석했다.
연습경기 성적이 쌓여갈수록 쿨바에 대한 벤치의 믿음은 한뼘씩 두터워졌다.
10경기를 뛰어 안타를 거른 게임은 2경기 뿐.
31타수 9안타의 꾸준한 방망이를 휘둘렀고 다양한 코스의 변화구를 재치있게 받아치는 안정된 `기교파' 타격을 뽐냈다.
쿨바는 16일 오릭스와의 마지막 연습경기서 드디어 홈런（1점） 한방을 뿜어 중심 타자로서의 구색도 갖췄다.
김 감독은 "정확한 파워히터로 자리를 잡고 있다"며 만족한다.
활발한 성격의 팀 동료 조 스트롱과 대조적으로 쿨바는 조용하다.
김치와 된장찌개를 즐기는 스트롱과 달리 매운 한국 음식에 손도 못댄다.
그러나 쿨바는 조용히, 그러나 착실하게 한국에 적응하고 있다.
`사이비 한식'인 자장면과 카레부터 시작해 묵묵히 `한국의 맛'에 길을 들인다.
팀 동료를 한명씩 슬금슬금 공략하는 교우법도 시간이 지나면서 스트롱의 `몰려다니기' 작전만큼 효과를 보고 있다.
"알고보니 쿨바도 유머 만점의 친구"라는 김경기의 평가.
느릿느릿하게 그러나 확실하게 준비하는 쿨바다.
[이승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