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千字文] (71)容止若思
기사입력 1998년 03월 17일 14시 42분
容止若思(용지약사):다른 사람의 생각이나 상품을 모방하면 오래 가지 못한다. 예전부터 있던 일이나 어떤 물건을 본떠서 사용하면 창의력을 키우지 못해 발전이 없다.
容(형용 용):골 곡(谷) 위에 사용된 두 개의 여덟 팔(八)은 산과 산 사이의 계곡을 표시한 글자. 산과 계곡의 모양을 본떠서 흉내낸다는 뜻으로 쓰인다.
止(그칠 지):점 복(卜)과 윗 상(上)을 합친 글자로 발가락의 끝부분을 나타낸다. 몸은 앞으로 가고자 하나 발가락이 땅바닥에 붙었다는 뜻에서 그치다, 멈추다는 의미로 쓴다.
若(같을 약):풀을 뒤집어 씌우나 안씌우나 오른쪽에 있는 것과 같다.
思(생각 사):여기서의 밭 전(田)은 밭이 아니라 여러 개의 입(口)을 나타낸다. 즉 여러 개의 입이 모여 어려운 일을 의논하고 마음으로 생각한다는 뜻이다.
[이름풀이]
다산 정약용(丁若鏞)선생은 27세 때 문과에 급제, 경기도 암행어사 등을 거쳐 규장각 편찬사업에 참여해 공적을 쌓았다.
40세 때 천주교 탄압, 신유박해 사건 때 유배되었다. 이후 전남 강진에서도 유배생활을 했다.
학문적인 업적을 이룩했지만 안락한 생은 아니었다. 이와 같이 같을 약(若)처럼 글자의 뜻이 풍족하지 못하고 어느 한 쪽으로 편중되면 당대엔 부귀영화를 누리지 못하는 수도 있다.
[민승만=한자연구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