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민] 겨울잠 끝 '활동 기지개'
기사입력 1998년 03월 17일 14시 42분
여자가 머릴 자르면 누구나 수상쩍어 하게 마련이다.
그렇다면 어느날 갑자기 장발로 변신한 남자에겐 어떤 꿍꿍이가 있는 걸까.
열두달간 칩거끝에 네번째 앨범을 들고 나타난 가수 김정민(28). 트레이드마크였던 뾰족 밤송이 머리가 어느덧 어깨까지 늘어져 있었다.
"웬 안정민?(폭탄맞은 안재욱 같았기에)"이라는 놀라움에 "봄맞이 꽃단장"으로 맞서던 그는 로커의 이미지를 살리기 위해 머리를 기르기로 했다는 설명을 한참동안 늘어놓았다.
그의 말대로 록으로 무장한 이번 `점프 98'은 로커로 재도약하겠다는 김정민의 의지를 보여주는 앨범. 그룹 번개가 백밴드로 참여, 그의 의도를 십분 반영했다.
록발라드 `투 유' `너 없는 세상에'와 포크록풍의 `빠라바 빠빠라야' `꿈' `세상끝까지', 이수만의 예전 작품을 리메이크한 `바닷가에서' 등에서 거침없이 내지르는 김정민 특유의 거친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
첫번째로 미는 `비(悲)'는 `슬픈 언약식' `마지막 약속'류의 여지껏 불러왔던 애절한 록발라드. 후배가수 조장혁이 곡을 쓰고 박주연이 가사를 붙였다. 한때 가요계에 유행했던 사별(死別)을 애틋하게 담았다.
우수어린 곡분위기가 길게 늘어뜨린 머리 스타일과도 잘 맞아떨어진다는 자평.
`투 유' `빠라바 빠빠라야' `꿈' `너 없는 세상에' 등 자작곡 네곡을 넣은 것도 주목거리. "앨범을 내힘으로 다 채우겠다"던 당초 각오엔 못미쳤지만 하고 싶은 얘기를 입에 맞게 만들 수 있어 만족한단다. 18일 KBS TV `브라보 신세대' 스페셜 무대를 통해 4집 첫선을 보이는 김정민은 다음달 22일 연강홀 공연을 시작으로 전국 10개도시 투어에 들어간다.
오는 11월엔 뜻맞는 음악친구들과 함께 김현식 추모 앨범을 낼 계획도 세워두고 있다.
[김소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