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카스배 천원전] ○정대상 7단●안영길 초단
기사입력 1998년 03월 16일 15시 00분
제8보(135∼193)＝이창호 `천원'이 2년 연속 `한－중 천원'의 자존심을 놓고 중국 창 하오(常淏) 8단과 대결하게 되었다. 지난 10일 끝난 중국 `천원전' 도전 5번기에서 창 8단은 도전자 왕 레이(王磊) 6단을 3대2로 힘겹게 물리치고 타이틀 2연패를 달성한 것.
이로써 올 7월에 예정된 `한－중 천원전'에서 또다시 한판 대결이 불가피하게 되었다. 작년 제1회 한－중 천원전에선 이 9단이 창 8단을 2대1로 꺾고 한－중통합 천원으로 등극한 바 있다. 하지만 내용면에선 이 9단이 오히려 1대2로 뒤진 어려운 승리였다는 평이었다.
따라서 올 `이－창'의 `통합천원전'은 벌써부터 `뜨거운 감자'로 한－중 바둑팬들의 관심과 흥미를 불러 일으키고 있다.
이번 중국 천원전 도전기는 창 8단으로선 천당과 지옥을 오간 어려운 방어전이었다. 뚜껑을 열자마자 도전자 왕 6단에게 2연패를 당해 타이틀 상실위기에 직면했었던 창 8단이었다. 만약 창 8단이 `천원'을 상실했을 경우 중국 공식랭킹 1위 자리가 당장 위태로워지며 자국내 인기도면에서도 치명타가 될 것임은 불문가지.
그러나 창 8단은 특유의 끈기와 저력으로 2패후 3연승, 대역전극을 이끌어 냈다. 작년 `한－중 천원전'에서 패한 뒤 이 9단에게 말한 "내년 `천원'의 자격으로 다시 만나자"는 약속을 지켜낸 것이다.
창 8단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왕 6단이 보유하고 있는 중국 3대기전 `러바이스배'에서 도전자로 나서 2연승으로 타이틀 획득을 목전에 두고 있으며, 그럴 경우 당당 3관왕으로 실질적인 중국내 1인자로서의 자리매김 또한 초읽기에 들어선 상태.
어쨌든 창 8단의 지상과제(6소룡도 마찬가지)가 `이창호 타도'인 만큼 한－중 천원전은 자국내 1인자끼리의 대결이란 점에서 98년 최대의 핫이슈로 떠오를 전망이다.
흑 35로 지키자 중앙에서도 살이 붙고 있다. 백으로선 최대한 흑의 두터움을 지워나갈 수밖에 별 도리가 없다. 46 이하 패도 그런 일환. 그러나 93까지 차이는 좀처럼 좁혀지지 않는다. 이후로도 30여수가 더 진행되었으나 총보로 미룬다. 54．60＝46, 57＝51의 자리.
[해설．김재구 8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