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상돈의 야구보기] 꿈과 희망 주는 무대 만들자
기사입력 1998년 03월 16일 15시 00분
봄과 함께 다이아몬드에 활력이 넘치고 있다.
춘분인 오는 21일 시범경기를 통해 98년 프로야구 첫선을 보이는 8개구단 447명의 선수들이 저마다 준비를 끝내고 결전의 날을 기다리고 있다.
IMF 한파로 알뜰 해외 전지훈련을 한 팀과 국내에서 겨울철 훈련을 소화한 구단들이 올시즌을 맞는 각오는 남다르다.
올시즌이 프로야구의 최대 시련기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등 자칫 잘못하다가는 프로야구의 존폐 문제까지 거론될 가능성이 없지 않기 때문이다.
본격적으로 시즌에 들어갈 시기가 되면 실업자가 더욱 늘어날 것이고 생활고에 시달리는 사람들도 많아져 야구장을 찾는 관중수가 크게 줄어들 것이라는 분석이다.
우리나라 전체가 그렇듯 프로야구도 `위기의 계절'을 맞이한 것은 분명하다.
그렇다면 프로야구는 야구의 격언대로 `위기뒤의 찬스'를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 해야 한다.
사실 올시즌에는 관중 격감의 위기를 관중 폭발이라는 반전의 기회로 만들수 있는 여러가지 요인들이 있다.
적어도 1천명 이상의 관중을 몰고 다닌다는 `야구천재' 이종범이 일본 주니치에 팔려갔고 미국 메이저리그 워크 아웃을 앞두고 있는 `야생마' 이상훈을 국내에서 볼수 없다는 것은 분명 악재다.
그러나 IMF의 영향으로 작년처럼 LA 다저스 박찬호 경기의 실황 생중계가 이루어지지 않고 또 일본의 선동열과 이종범의 활약 또한 뉴스 이상 보도되지 않을 것으로 보여 오히려 국내경기의 중계수가 늘어나는 등 국내야구가 집중적인 포커스를 받을 수 있다는 호재가 있다.
또한 정치 경제 사회적으로 `스트레스 아웃'을 외칠 곳이 없는 가슴답답한 국민들에게 좀더 좋은 내용의 경기로 시커멓게 탄 속을 시원하게 해준다면 프로야구는 명실상부한 `국민 스포츠'로서 자리잡을 수 있다.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호재는 또 있다.
프로야구 17년만에 처음으로 외국인선수가 뛰게 돼 한국에서도 다국적 야구를 볼 수 있게 된 것도 관중을 모을수 있는 최고의 무기다.
메이저리그에서도 뛰었다는 한화 마이크 부시나 OB 거포 타이론 우즈가 과연 몇@짜리 홈런을 때릴수 있을 것인가도 관심사고 작년 홈런왕 삼성 이승엽을 비롯해 현대 박재홍 한화 장종훈 등이 외국인선수들과 펼칠 대포싸움 역시 흥밋거리가 아닐수 없다.
이종범의 일본 진출로 빠진 최고 유격수와 톱타자를 놓고 벌일 LG 유지현 등의 대결이나 이상훈이 빠져 공석이 된 세이브왕자리를 놓고 펼칠 해태 임창용과 한화 구대성, 그리고 현대의 외국인투수 조 스트롱의 일전도 볼거리중의 하나다.
슈퍼 신인이라는 OB 김동주와 LG 조인성 그리고 현대 안희봉이 벌일 신인왕 대결은 가장 기대되는 일이다.
또 9억원의 이적료로 쌍방울에서 현대로 이적한 포수 박경완과 해태에서 4억원에 삼성으로 옮긴 `싸움닭' 조계현이 어떤 활약을 할지도 초미의 관심사다.
이와함께 부상에서 회복한 LG 김재현과 OB 김민호 롯데 문동환 등의 재기 여부도 팬들이 지켜볼만한 일이다.
위기는 기회를 잉태하고 있다는 말이 있다.
위기에 대한 관리를 잘하면 한단계 도약 할 수 있는 밑바탕이 마련된다는 것은 어쩌면 진리인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선수들의 움직임 하나하나를 관리하고 홍보하는 일, 그래서 관중들을 야구장으로 끌어들이는 일은 한국야구위원회（KBO）와 8개구단이 사명을 가지고 해야하는 일이다.
`기회의 땅'으로 가는 지름길은 어디일까.
바로 IMF 시대에 국민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프로야구를 만드는 일이다.
[부국장대우 야구부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