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현-이순철] '삼성우승 우리가 책임진다'
기사입력 1998년 03월 16일 15시 00분
`삼성의 우승은 우리가 책임진다.'
삼성 조계현（34）과 이순철（37）이 달구벌 입성 첫날 우렁찬 사자의 포효를 뿜어냈다.
`이적 사자' 듀오는 15일 대구구장서 열린 롯데와의 연습경기에 나란히 출전했다.
낯설지는 않지만 파란 삼성 유니폼을 입고는 처음 서보는 대구구장 그라운드.
베테랑중의 베테랑인 이들도 새내기마냥 들뜨는 마음을 좀처럼 가다듬지 못했다.
설레는 마음으로 마운드에 선 조계현은 체인지업과 변화구 컨트롤을 집중 점검하며 출격 채비를 끝마쳤다.
3이닝 1안타 1실점, 탈삼진 3개.
1안타도 야수의 판단 실수로 내준 완벽한 투구였다.
다승왕 탈환을 향한 비장의 무기로 간간이 선보인 역회전공도 위력적이었다.
당초 목표였던 12승에 `+알파'가 붙을거라고 공언할 정도.
"하루 빨리 시즌이 시작됐으면 좋겠다"며 사자로 탈바꿈한 자신의 위용을 대구팬들에게 선보일 날만 손꼽고 있다.
선발 중견수에 2번타자로 출전한 이순철도 녹록지 않았다.
체력훈련이 부족해 아직 몸이 다 만들어지지도 않았지만 실전에 나서자 눈빛과 몸놀림이 달라졌다.
3타수 2안타 1득점의 알토란 같은 방망이질로 노장의 위력을 선보인 것.
막강 외야 라인의 주전을 꿰차기는 힘들어도 필요한 자리에 언제든지 힘을 보태겠다는 각오다.
"내가 만약에 주전으로 뛰면 삼성 우승은 따논 당상"이라며 후배들의 분발을 채찍질한다.
이적의 아픔과 못다한 야구열정을 풀어버리려는듯 치고 달리는 조계현과 이순철.
사자의 갈기에 어울리는 늠름한 모습이다.
[함용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