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내장외] 선동열이 '돼지아빠'된 사연
기사입력 1998년 03월 13일 15시 26분
★…`돼지와 그 아빠?'
주니치 선동열은 요즘 훈련때 캐치볼이 한층 재미있어졌다.
얼마전부터 새로이 캐치볼 파트너로 맞은 다이토 마사아키（25） 때문이다.
원래 캐치볼 파트너는 선동열 바로 앞에 던지는 셋업맨 나카야마였는데 요코하마에서 함께 뛰었던 우도와 파트너를 이루면서 다이토로 바뀌었다.
다이토는 일본 프로야구 시즌 최다세이브（38개） 기록 보유자이자 투수 최고참인 11년 선배 선동열과 캐치볼을 하는 것이 큰 영광이란다.
선동열도 성격이 서글서글한 다이토를 아낀다.
그런데 다이토는 살집이 많아 슬쩍 장난기가 발동한 선동열은 어느날 갑자기 한국말로 "돼지야, 캐치볼 하자"라고 불렀다.
돼지가 무슨 뜻이냐고 묻는 다이토에게 일본어로 "부타"라고 얘기해주자 펄쩍 뛴다.
더 장난치고 싶은 선동열이 초등학교시절 배운 동요인 `나리 나리 개나리∼'를 바꿔 `돼지 돼지 꿀돼지∼"하고 노래를 부르며 놀렸다.
그런데 다이토의 재치도 만만치 않았다.
며칠후 최인호 통역에게 한국말 `아빠'를 배워 선동열이 "돼지야"라고 부르면 "네, 아빠"라고 대답해 선동열을 졸지에 `돼지 아빠'로 만들어 버린 것.
선동열은 "호흡이 잘 맞아 훈련하는데 활력소가 된다"며 작년 43경기에 나가 2승1패를 기록한 다이토가 올시즌 더 좋은 성적을 올리기를 기대하고 있다.
선동열과 다이토의 `돼지와 아빠'는 한국인 선수 2명이 뛰고 있는 주니치의 재미있는 단면을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나고야＝이준성 특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