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보현] '두번 다시 불운은 없다'
기사입력 1998년 03월 13일 15시 26분
`이제 두번 다시 불운은 없다'.
미소년같은 외모와는 달리 박력있는 플레이, 화려하고 다양한 전법 구사와 명석한 두뇌플레이로 경륜팬들의 사랑을 독차지 하고 있는 `터미네이터' 김보현 선수（28）가 그동안의 불운을 떨쳐버리고 경륜 3관왕（승률－연대율－상금）에 다시 도전한다.
경륜 3관왕은 경륜 출범 5년 동안 그 누구도 이뤄내지 못한 전인미답의 고지.
선수로서 누구나 한번쯤 오르고 싶은 정상이지만 유독 그가 이 타이틀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것은 지난해 거의 다 잡은 타이틀을 뜻하지 않은 불운으로 눈앞에서 날려버렸기 때문.
지난해 8월30일 14레이스에서 우승후보였던 그와 우일용선수가 입상하지 못하는 바람에 경륜 사상 최고 배당인 3천207.5배라는 `999' 배당이 터진 것.
그는 결국 능력불발휘라는 `죄목'으로 2개월간 출장금지를 당하는 아픔을 겪어야 했다.
당시 그는 승률－연대율－상금 부문에서 각각 1위를 달리고 있어 천하통일을 눈 앞에 둔 시점이었다.
`불운의 사나이' 김보현에게 액운의 그림자가 드리워지기 시작한 것은 지난 90년 북경 아시안게임.
사이클 명문인 창원기계공고, 창원대, 상무를 거쳐 스프린터와 1㎞ 독주 종목의 국가대표를 지낸 그는 북경아시안게임에서 확실한 메달 기대주였으나 상대 선수의 실수로 낙차를 하는 바람에 메달의 꿈이 사라지고 만 것이다.
이후 지난 95년 원창용, 정성기와 함께 훈련원 2기생으로 경륜에 입문한 그는 훈련원 성적 1위, 국가대표라는 화려한 경력 때문에 데뷔전부터 팬들의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그러나 불운은 계속 이어졌다.
어깨뼈 골절로 두 차례나 수술대에 올랐고 본의 아니게 제재를 당해 두 시즌이나 경주에 출전하지 못한 것.
이런 불행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그는 10연승, 22경기 연속 입상, 경륜 사상 역대 최고인 승률 81％, 연대율 93％라는 성적표를 작성했다.
올해는 출발부터 예감이 썩 좋다.
지난주 원창용, 엄인영, 주광일과의 대결에서 승리하는 등 3연승의 기록을 내고 있기 때문.
동계훈련 기간중 고향인 창원과 부곡에서 실전과 기술훈련에 중점을 두고 맹훈련을 쌓아 시즌 후반에 이르면 체력 저하가 부담이 되지만 3관왕 타이틀 획득이 그리 어렵지 않다는 게 경륜전문가들의 견해다.
그는 "모두 어려운 상대지만 지구력이 뛰어난 용석길과 엄인영선수가 가장 껄끄러운 상대다. 올 시즌에는 매 경주에 최선을 다하는 성실한 자세로 팬들의 사랑을 받는 선수가 되겠다"고 말했다.
[강병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