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천적 플로이드 올핸 꼭 잡겠다'
기사입력 1998년 03월 13일 14시 07분
LA 다저스의 박찬호（25）에게는 못잊을 타자가 있다.
바로 플로리다 말린스 좌익수인 클리프 플로이드（26）다.
플로이드는 작년 시즌 박찬호를 상대로 5타석에 4안타 3홈런 5타점과 4구 1개를 얻어 그야말로 천적이다.
박찬호가 오는 15일（이하 한국 시간） 비에라에서 벌어지는 플로리다 말린스와의 원정경기에 신경을 곤두세우는 것도 시범경기서부터 플로이드의 기세를 꺾어놓지 않으면 올시즌도 문제가 있다는 위기 의식 때문이다.
한때 몬트리올 엑스포스에서 슈퍼스타 재목으로 꼽히던 플로이드는 지난 95년 치명적인 손목 부상 수술후 재기가 의심스러웠다.
2년을 고생한 그는 작년 시즌 후반기부터 합류해 61게임에서 6홈런 19타점으로 부진했지만 단 한가지 자부하는 것이 있다.
바로 `코리안 특급' 박찬호에게만은 자신있다는 것.
1m92의 큰 키에 106㎏으로 당당한 체구인 플로이드는 빠른 발을 가지고 있는 선수.
올시즌에는 좌익수나 1루수로 주전 자리를 꿰찰 것으로 보이는 플로이드를 다시 만나는 박찬호의 각오도 남다를 수밖에 없다.
박찬호는 "체격도 크고 스윙도 큰 편이어서 요리하기 어렵지 않은데도 계속 얕보고 정면 승부해 천적을 만들어 놓은 것 같다"면서 "정교한 볼 배합과 최고의 스피드로 삼진을 잡아 올시즌 첫 기세 싸움에서 승리를 이끌어 내겠다"고 설욕을 다짐했다.
이와함께 박찬호는 말린스전의 호투가 절실히 요구되는 입장.
부상에서 회복중인 라몬 마르티네즈（30）가 12일 4이닝 동안 2실점에 4구 3개를 내줘 아직 확고한 개막전 선발 자리를 장담하지 못한 상태다.
따라서 박찬호는 작년 시즌 월드시리즈 챔피언이지만 주전들을 대거 팔아치우고 최근 8연패의 부진에 빠진 말린스를 상대로 절정의 투구를 선보여 개막전 선발에 한발 다가서겠다는 각오다.
[LA=민훈기 특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