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치라이트] '영산 정기받아 올시즌 예감 좋다'
기사입력 1998년 03월 12일 15시 33분
@…우리에게 `태산이 높다하되 하늘아래 뫼（山）이로다…'란 시 구절로 잘 알려진 중국의 태산(泰山).
중국의 5대 산중 가장 으뜸이라는 태산의 높이는 약 1천500m. 생각만큼 그리 높지는 않지만 중국인들에게 이 산이 차지하는 의미는 상상을 불허할 정도다.
중국을 통치한 역대 황제들이 자신의 즉위때면 꼭 태산을 찾아 국가의 번영을 기원했다고 한다.
또 국가적으로 중요한 일이 생길때면 어김없이 `태산제'를 올려 태산에 `조언'을 구해왔다.
기원전 3세기 진시황때부터 2천300여년을 거치면서 모든 황제들이 그래왔고 현대의 모택동 등소평 등 국가최고의 권좌에 오른 사람들도 예외가 아니었다.
유구한 중국역사의 `산증인'인 태산은 중국인들에겐 그야말로 나라를 지켜주는 신성한 영산(靈山)의 의미로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태산은 이러한 이유 이외에도 그 빼어난 절경으로 중국 최고의 관광지로 꼽히고 있는데 지난해엔 국제연합（UN）이 선정한 `꼭 보존해야할 세계문화재'로 선정되기도 했다.
태산은 물론 고위층들만의 전유물은 아니다.
일반 사람들도 태산의 영험함을 믿고 간절히 소원을 빌면 신기하게 일이 잘 풀린다고 한다.
김정남 감독이 사령탑으로 있는 중국프로축구 루능타이샨팀과의 평가전을 위해 산동성 태안을 방문했던 전북팀은 지난 10일 태산을 찾았다.
박영환 단장과 최만희 감독을 비롯한 선수단 전원은 태산에서 조촐하나마 올시즌 선전을 다짐하는 `승리 기원제'를 올렸다.
박영환 단장은 지난 85년 유공（현 SK）코치 시절 경주 석굴암에서 시즌직전 `기원제'를 올려 그해 성적이 좋았다는 것을 상기하며 이번 태산 방문으로 올시즌엔 뭔가 좋은 일만 생길 것 같단다.
태산의 정기를 듬뿍 받아 귀국하는 전북이 올시즌 과연 어떤 성적을 거둘지 궁금하다.
[제남（중국）＝최성욱 특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