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닉스] '진작 좀 잘할걸'
기사입력 1998년 03월 12일 15시 33분
기아의 저스틴 피닉스（26）는 11일 플레이오프 준준결승 기아_대우의 1차전이 끝난 직후 기자실로 인터뷰를 하러가면서 얼굴이 화끈거렸다.
승리의 결정적인 공헌을 한 장본인은 바로 자신이라고 생각했지만 기자들이 마감시간을 이유로 자신과는 인터뷰를 하지도 않은 채 우루루 빠져나가고 있었기 때문.
피닉스는 아직 구단으로부터 재계약을 하지 않겠다는 통보를 받지는 않았지만 정규리그 막판때부터 이미 눈치는 채고 있었다.
이날 `인터뷰 사건'은 그가 무시를 당하면서 한국을 떠날 수는 없다는 각오를 다시 한번 다지게 한 계기가 됐다.
사실 피닉스는 올시즌 국내무대에서 활약한 20명의 용병중 최악의 평가를 받아왔다.
득점은 랭킹 20위내에도 못들었고 리바운드도 용병센터중 최하위, 그나마 덩크슛과 스틸에서만 상위에 올라 있을 뿐이다.
그러나 플레이오프 준준결승 1차전에서 기아는 정규리그때 다친 오른손이 완쾌되지 않은 피닉스가 없었더라면 승리는 보장될 수 없었다.
피닉스는 파이널 쿼터에서만 9득점을 몰아넣었다.
84_84에서 상대 수비수 3명이 버티고 있는 골밑에서 과감하게 골밑슛을 성공시키며 파울까지 얻어내 3점을 몰아넣었고 곧이어 얻은 자유투 2개를 평소와는 다르게 모두 성공시켜 승세를 기아로 몰고가는데 결정적인 공헌을 세웠다.
이날 전체기록에서도 피닉스는 자신의 정규리그 게임당평균 리바운드인 7개의 2배에 가까운 13개의 리바운드를 잡아냈고 득점도 평균보다 7점이나 많은 21점을 기록했다.
또 골밑에서 과감한 플레이를 하다보니 자유투도 많이 얻어낸 피닉스는 양팀 선수중 가장 많은 11개를 쏘아 이중 9개를 성공시키는 등 평소와는 전혀 다른 면모를 보였다.
떠날때 떠나더라도 좋은 인상을 남기려는 피닉스의 각오가 기아의 2연패로 이어질지 두고볼 일이다.
[이사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