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보다더좋을순없다] 단조로운 일상의 감동
기사입력 1998년 03월 12일 15시 33분
여자는 사랑하는 남자로부터 찬사를 듣고 싶어한다.
"당신은 나를 더 좋은 남자가 되고 싶게 해"(You make me want to be a better man).
골든글로브 작품상과 남우주연상 여우주연상 등을 차지한 영화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As Good As It Gets)는 주인공 잭 니콜슨의 이 한 마디로 끝난다.
로맨틱코미디인 `이보다…'는 주인공 3명의 캐릭터를 섬세하게 그려내 `캐릭터무비'로 성공하고 있다.
잭 니콜슨은 강박증에 사로잡힌 소설가. 소설은 사랑을 찬미하지만 그의 입은 신랄한 독설로 사람들의 가슴에 상처를 준다.
언제나 똑같은 식당에, 자리도 항상 같은 자리에 앉는 그를 좋아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오직 그 식당의 웨이트리스 헬렌 헌트만이 인내심을 갖고 그를 상대할 뿐.
게이화가 그렉 키니어는 강도를 당해 입원하는 바람에 그의 애견을 이웃의 잭 니콜슨에게 맡긴다. 처음엔 질겁하던 잭 니콜슨은 강아지와 며칠간 지내면서 얼음같던 심장이 녹기 시작한다.
당연히 로맨스도 시작된다. 자신을 이해하는 단 한 사람, 헬렌 헌트와 사랑에 빠지는 것. 천식을 앓던 그녀의 아들을 돌봐주는가 하면 오갈데 없는 그렉 키니어를 자신의 집으로 불러들이기도 한다.
영화의 재미는 이 세 사람의 엎치락뒤치락 해프닝과 톡톡 쏘는 대사에 있다. 서로 다른 개성을 지닌 이들이 서로를 이해하고, 사랑하며, 우정을 나누는 과정에서 상큼한 감동과 웃음이 배어나온다.
제임스 브룩스 감독과 `애정의 조건'에서 호흡을 맞췄던 잭 니콜슨은 이보다 더 잘할 수 없을 만큼 완벽한 연기를 펼쳤다. 올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수상 가능성 0순위다. (14일． 명보, 단성사)
[이창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