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철우] 방망이 쌩쌩 돌아간다
기사입력 1998년 03월 11일 14시 58분
쌍방울 박철우（34）의 방망이가 예사롭지 않다.
프로 12년차의 박철우는 지난 10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연습경기서 4－4로 평행선을 긋던 9회초 지명타자로 나와 호쾌한 만루홈런을 터트리며 베테랑 해결사의 진면목을 확인시켜 주었다.
우중간 펜스를 넘는 130여m짜리 대형 아치.
허리가 들리는 단점을 극복, 눌러 치는 연습을 꾸준히 해온 결과 이전보다 힘이 몰라보게 좋아졌다.
좌타자로서 작년까지만 해도 왼쪽 플라이성 타구가 많았지만 올해 들어선 중앙이나 우측 외야로 공이 쭉쭉 뻗어나가는 것도 이같은 노력의 결과.
걸림돌이 되고 있는 체력도 많이 보강했다.
팀 훈련이 없던 지난 1월에는 전주구장에서 개인훈련으로 구슬땀을 쏟기도 했다.
"올해는 뭔가 좋은 일이 있을 것 같네요."
어느 해보다 착실하게 훈련을 했기에 자신감도 있지만 `9회의 행운'에 대한 기대도 크다.
박철우는 지난 96년 10월 전주에서 열렸던 현대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을 잊을 수가 없다.
1－1 동점이던 9회말 대타로 나와 끝내기 솔로 홈런 하나로 자신의 운명을 바꿔 놓았던 것.
당시 박철우는 계속된 부진으로 재계약 여부가 불투명했지만 이를 계기로 야구인생을 연장할 수 있었다.
지난 89년 한국시리즈 MVP에 올랐을 정도로 80년대 후반까지 `불방망이'를 뽐내던 박철우가 하향곡선을 긋기 시작한 때는 지난 94년.
나이로 인한 심적 부담감에 시달리던 중 발목을 크게 다친 게 화근이었다.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고 원없이 땀을 쏟고 싶습니다."
`9회의 사나이' 박철우가 30대 중반의 `9회말'에 접어든 올시즌 어떤 작품을 만들어낼지 기대된다.
[마산=양정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