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희철] '고공쇼 제2탄 보라'
기사입력 1998년 03월 11일 14시 58분
"서울에 올라갈 일 없어요."
프로농구 대구 동양의 `에어본' 전희철（25）은 나래와의 플레이오프 준준결승 전망을 묻자 한마디로 대답한다.
서울에서 열리는 최종 5차전까지 가기 전에 승부를 끝낸다는 확신이다.
부상으로 한동안 잃었던 자신감을 지난 10일 원주 1차전에서 고스란히 되찾았다.
기분이 좋아져서일까.
게임을 치른 다음날에는 늘 늦잠을 자지만 11일 아침에는 7시도 되기 전에 눈이 번쩍 떠졌다.
은근히 걱정을 했는데 자고 일어나도 왼쪽 무릎에 전혀 통증이 없자 가슴을 쓸어내렸다.
동양 박광호 감독은 10일 1차전을 앞두고 "무릎이 안 좋은 전희철이 어느 정도 해주느냐가 오늘의 관건"이라고 말했었다.
경기 직전 몸을 풀 때 전희철은 슛을 시도하는 조던을 마크하는 시늉을 하다가 씩 웃어 보이는가 하면 간간이 덩크슛도 꽂으며 긴장을 풀려고 애썼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자 부상 걱정은 기우였음이 드러났다.
전희철은 1쿼터서만 양팀 통틀어 최다인 15점을 올리며 초반에 승부를 가르는데 결정적인 공헌을 했다.
특히 자유투 7개를 모두 성공시켜 손끝 감각이 여전함을 확인했다.
2쿼터 이후에는 2, 3차전을 대비해 벤치를 지키는 시간이 많아졌지만 동양으로서는 전희철이 이 정도 활약을 해준 것만도 청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무릎은 70％ 정도 회복됐는데 슛감각은 그 이상입니다. 2차전부터는 로포스트를 집중 공략하고 속공에도 적극 가담할 겁니다."
오랜만에 웃음을 되찾은 전희철은 12일의 원주 2차전이 무척이나 기다려진다.
[원주=박진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