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명작순례] (8)이경모 '오열하는 여인'
기사입력 1998년 03월 11일 14시 58분
이경모의 `오열하는 여인'.(1948년작. 작가소장. 코닥 스페셜 밴덤 카메라 촬영)
가마니에 둘둘 말린 채 지게위에 덩그러니 놓인 시신과 그 앞에서 목놓아 우는 여인.
민족사의 아픈 생채기인 여순반란사건(1948년 10월)에 카메라를 댄 작가는 1946년 호남신문(광주일보 전신) 사진부장으로 취임, 사진가로 역량을 발휘하기 시작했던 이경모씨(72．동신대 사진예술학과 객원교수).
이 시신은 당시 서울대 법대생으로 고향에 내려와있던 김영배(당시 21세)의 것으로, 그는 반란군에 쫓겨 후퇴하던 경찰이 좌익사상범 용의자들을 무차별 학살하는 과정에서 희생당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 그 앞의 여인은 그의 누이다.
이경모씨는 여순반란사건을 취재함으로써 사진의 `기록성의 위대함'을 알렸으며, 한국전쟁에서는 국방부 정훈국 보도과 사진대 소속 문관으로 종군하며 전장의 상황을 사진으로 기록했다. 지난 89년 그는 이 사진들을 모아 `격동기의 현장'(눈빛)이란 사진집을 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