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작가특선전] 일당 김충현-서예70년 예술세계
기사입력 1998년 03월 11일 14시 58분
한국 근현대서예의 거목인 일중 김충현(77).
그의 예술일생을 되돌아보는 전시가 17일부터 다음달 12일까지 예술의전당 서예관에서 마련된다.
이 전시는 개관 10주년이 된 서예관이 `현대작가특선전'을 마련, 그 첫작가로 일중을 초대해 이뤄지게 됐다.
중국에서도 알아주는 일중의 독창적 예술세계는 `서예에서 한국성 확보'로 요약된다. 일반인에게도 경복궁 `建春門(건춘문)' 현판글씨, 탑골공원 `3．1정신찬양비문' 등 전국각지의 기념비와 비문 등으로 낯익은 것이 그의 글씨.
`글씨에도 예의가 있다'며 아침나절 자연광 아래서만 글씨를 써온 그는 한일합방때 자결한 김석진의 증손. 동생 여초 김응현도 형과 쌍벽을 이루는 서단의 큰봉우리다.
`예서와 한글은 일중'이란 말을 듣는 그는 6세에 한자, 9세에 서예를 시작, 21세때 `우리 글씨 쓰는 법(1942)'을 저술, 한글 서예의 학문적 예술적 기틀을 마련했다.
또 훈민정음의 고판본체에 한문서예의 전법과 예법을 도입한 `고체'로 한글서예의 독창적 경지를 제시했는가하면, 한문서예에서는 행초에서 독보적인 경지를 개척하는 등 서체간의 벽을 초월한 격조높은 예술세계를 가꿨다.
또 소전 손재형과 함께 국전에 `서예'부문을 도입했으며, 초기 `동방연서회'와 `일중묵연'을 통해 한국서단의 중견작가들을 대다수 배출해냈다. 추산되는 제자수는 약 1만명.
이번 전시에는 한글 궁체의 백미로 꼽히는 80년대작 서첩 `농가월령가'를 비롯, `陶山歌(도산가)' `용비어천가' `월인천강지곡', 한글 한문 융화작품인 `관동별곡' `정읍사' 등 시대별 대표작인 한글 한문서예 163점이 출품된다.
한편 다음달 2일에는 제자 김세호, 권창륜씨와 시조시인 이근배씨가 참여해 일중 김충현의 예술과 생애를 주제로 한 세미나를 연다. (02)580－1234
[이화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