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수첩] 스폰서십 제도 도입하자
기사입력 1998년 03월 10일 15시 26분
프로축구 안양 LG가 전지훈련 중인 시즈오카현 이와타시（市）은 지난해 일본프로축구 J리그 챔피언 주비로 이와타팀의 연고지로 인구는 7만여명에 불과하다.
이처럼 작은 규모의 도시를 연고지로 프로축구팀이 운영되고 있는 것이 놀랍기도 하고 부럽기도 하다.
주식회사 형태로 운영되는 이 팀의 지난해 재정 상황을 살펴 보자.
40억엔의 수입에 지출이 43억엔으로 3억엔의 적자를 기록했다고 한다.
독립 법인으로 운영되는 국내 프로 축구팀들의 경우, 매년 수입이 지출의 20％ 안팎에 그쳐 모기업의 재정 지원에 사활을 걸어야 하는 점을 고려하면 주비로의 탄탄한 재정 자립도 역시 좋은 비교가 된다.
주비로가 인구 7만명의 소도시에 이같이 튼튼한 뿌리를 내리고 일본프로축구의 정상을 구가하고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
`잘 갖춰진 스폰서 시스템 덕분'이라는 게 주비로 구단 관계자의 설명이다.
주비로에는 현재 야마하 발동기（發動機）와 시즈오카 아사히TV, 스미토모 해상화재보험의 이와타지사 등 지역내 34개 기업이 스폰서로 참여하고 있으며, 이들이 내는 후원금이 연간 구단 수입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가령 어느 기업은 연간 홈경기 때 경기장의 VIP석 2개를 확보하는 대신 250만엔의 후원금을 내고 또 어떤 기업은 경기장내 광고판 설치 대가로 연간 300만엔의 후원금을 내는 형식이다.
국내 프로 축구단에는 이같은 스폰서십 제도가 사실상 전무하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매년 큰 폭의 적자를 메워 주는 모기업이 흔들릴 경우, 프로 축구단도 심하게 흔들릴 수 밖에 없다.
국내 프로 축구팀들도 연고 지역의 기업들을 대거 스폰서로 유치한다면 `홀로서기'에 엄청난 도움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이를 위해서는 주비로팀이 그렇 듯 프로 축구팀이 어느 특정 기업의 소유라는 이미지를 불식시키는 `구조 조정'이 선행 조건이다.
IMF 시대의 한국으로서는 주비로팀의 운영을 타산지석으로 삼을 만하다는 생각이다.
[가케가와=송진현 특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