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우재덕] 기대고싶은 남자 vs 때려주고싶은
기사입력 1998년 03월 10일 15시 26분
`베테랑 탤런트' 선우재덕(35)이 시청자들을 헷갈리게 하고 있다.
주초엔 기대고 싶은 남자, 주말엔 쥐어박고 싶은 불한당이다.
KBS 2TV에서 화요일 저녁 방송되는 `긴급구조 119'에선 사람들을 곤경에서 구해내는 고마운 구조대장. 8개월째 이 프로를 진행하고 있는 그는 구조대 제복이 멋들어지게 어울리는데다 또박또박한 발음으로 119의 위상을 한껏 드높이고 있다.
실제로도 승용차에 구조복을 매일 싣고 다닌다. 긴급상황을 목격하면 프로를 진행하며 주워 얻은 실력을 발휘해 보겠다는 생각에서다.
그런데 최근 촬영중인 구조대로 항의전화 한통이 걸려 왔다.
"왜 성질 더러운 긍재에게 소방관 옷을 입히냐"는 것.
토－일요일 KBS 2TV에서 방송되는 `아씨'의 시청자였다.
`아씨'에서 선우재덕은 지고지순한 아씨(이응경 분)의 눈물샘을 마르게 하는 날이 없는 바람둥이이자 철부지 남편 `긍재.'
`아씨' 야외촬영이 있는 날 할머니들은 선우재덕에게 "아씨한테 어쩌면 그럴수가 있느냐"며 달려들어 손찌검까지 할 정도.
"미국에 계신 장모님까지 야단이에요."
작년 11월15일 늦장가를 간 선우재덕은 `아씨'가 조금만 일찍 방영됐다면 노총각 신세를 면치 못했을 것이라고 엄살이다.
하지만 `긍재'는 `악역'이 아니라 시대의 `남성상'을 과대포장한 것 뿐이라는 게 그의 주장. `떡본 김에 제사 지낸다'고 `아씨'가 끝나면 보기만 해도 소름이 끼치는 진정한 악역을 해보고 싶다는 게 그의 엉뚱한 바람이다.
[이유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