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탐사대] 아시아하이웨이 (3)베트남
기사입력 1998년 03월 10일 15시 26분
유리창도 없고 바닥은 나무판으로 얼기설기 엮어놓은 고물버스를 타고 라오스의 베트남 접경도시 라오바오에 도착했다.
베트남 국경지대는 적막했다. 우리 국군이 파견돼 싸웠던 나라여서인지 어딘지 모르게 살벌한 느낌.
국경을 통과하자마자 모터사이클 수십대가 줄지어 서있어 어리둥절했는데 이곳에서는 모터사이클이 `택시'역할을 하고 있었다.
모터사이클은 쏜살같이 달려 동하까지 가는 버스정거장에 우리를 데려다주었다.
가이드북에는 동하까지 1인당 버스요금이 미국 달러로 20센트. 뺀질하게 생긴 운전기사는 우리를 봉으로 알았는지 무려 25배인 5달러를 내란다.
3달러를 제시했으나 무슨 배짱인지 이 친구 고개를 젓는다.
"차라리 걸어가겠다"며 돌아섰다. 동하까지는 차를 타도 5시간 거리. 요금을 깎기 위한 작전이다.
그런데 잽싸게 소매를 붙잡고 3달러에 모시겠다며 사정해야할 운전기사는 꼼짝도 하지 않는 것이 아닌가.
은근히 불안해졌으나 한번 뺀 칼을 그냥 넣을 수는 없는 노릇. 다행히 잠시 후 우리의 흥정이 깨진 것을 확인한 트럭 운전사가 "내가 모시겠다"고 나섰다.
바가지를 씌우려던 버스 운전기사에게 의기양양한 미소를 지어보이며 트럭에 올라탔다.
동하의 숙소는 호텔. 여행이 시작된 지 5일만에 처음으로 목욕을 할 수 있었고 이튿날은 후에를 관광하는 호강(?)도 했다.
다음날 하노이로 떠나는 차편을 구해놓고 보니 반갑게도 우리나라에서 만든 차다.
이곳에는 우리나라에서 수입한 중고차들이 무척 많이 굴러다니고 있다.
우리 차의 운전기사는 속도광이었다. 차선도 신호도 무시하고 마구잡이로 달린다. 말려도 소용없다. 한낮엔 깜빡깜빡 졸기까지 한다. 안전을 위해서는 계속 껌을 주거나 말을 시켜야했다.
13시간을 달려 도착한 하노이는 호수와 야경이 어우러져 아름다웠다.[계속]
[정리＝송철웅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