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수-배유정] '햄릿'서 운명적 만남
기사입력 1998년 03월 10일 15시 26분
인기 탤런트 김명수와 연기파 배우 배유정이 한 무대에서 연기대결을 펼친다.
이들은 극단 미학(대표 정일성)이 창단작으로 선정, 오는 4월 14일부터 20일까지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대극장에서 공연하는 `햄릿'에 동반출연하는 것.
`햄릿'은 셰익스피어의 비극 중 인간의 심리를 가장 예민하고 심도있게 그려낸 작품. 김명수는 햄릿, 배유정은 오필리어로 등장, 고급스런 연기로 관객들과 만날 예정.
"오랜만의 연극출연이라 두려워요. 햄릿은 언젠가는 한번 해보고 싶었어요. 지금까지 제 내면 속에 있었던 모든 것을 바쳐 햄릿의 성격을 창조하겠어요."(김명수)
"셰익스피어극은 첫 만남이에요. 물론 오필리어도 처음이구요. 그동안 셰익스피어극은 별로 관심이 없었어요. 운명에 의해 끌려다니는 성격들이 맘에 안들었기 때문이죠."(배유정)
요즘 잘 나가는 배우인 김명수는 이번 무대출연을 망설였다. 5∼6편의 드라마 출연제의를 비롯, 도저히 시간을 내기가 어려웠기 때문. 그러나 지금 연극무대에 서지 않으면 나중엔 무서워서 도저히 못설 것 같아 모든 것을 제쳐두고 결단을 내렸다.
90년 극단 대중의 `캐츠'에서 코러스로 등장한 이래 9년만에 연극무대 등장. MBC 13기로 방송계에 입문, `우리들의 천국' `당신이 그리워질 때' `형제의 강'등에서 강한 개성연기를 펼쳤다.
배유정은 평소 진보적인 성격으로 성격이 강한 배역을 주로 맡아온 연기파. 뛰어난 작품 분석력과 연극의 맛을 우려내는 솜씨가 인상적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셰익스피어극은 극중 인물들이 운명에 휘둘리는 경우가 많아 반발과 거부감을 갖고 있었으나 최근 다시 읽으면서 재미와 함께 깊은 맛을 느껴 출연케됐다고.
동시통역사로도 잘 알려진 그는, 국립극단을 거쳐 현재 극단 미학의 단원. 그동안 `안네 프랑크의 장미' `여관집 여주인' `쥴리' `나는 개처럼 살고 싶지 않다'등에 출연했다.
김명수는 "약간은 신경질적이며 정신병적인 햄릿을 그려낼 작정"이며 배유정은 "햄릿의 돌발적인 상황을 더욱 극대화하는데 도움이 되는 오필리어를 만들겠다"고 의욕을 보였다.(02) 415－9884
[박용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