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성보] 게으름보서 일개미로
기사입력 1998년 03월 09일 15시 11분
너무 영리해서 게으른 쌍방울의 `맘보' 심성보（25）.
그가 변했다.
변신에는 늘 고통이 따르게 마련.
마음을 고쳐잡고 새출발을 하려니 생각지 않았던 악재가 겹치지만 이를 악물고 헤쳐나갈 기세다.
심성보는 지난 7일 마산에서의 전지훈련중 위경련을 일으켜 병원으로 실려갔다.
신경성으로 과욕 탓이었다.
이전 같으면 며칠동안 누워있을만도 했지만 이튿날부터 훈련을 자청, 코칭스태프를 놀라게 만들었다.
김성근 감독도 "네가 웬일이냐?"고 거들었을 정도.
사실 심성보에게 올해 만큼 힘든때도 없었다.
제주도 전지훈련중이던 지난달 13일에는 불성실한 훈련자세로 팀 훈련에서 제외돼 2주간 집으로 `유배'됐고 60만원의 벌금도 물었다.
겨울만 되면 도지는 허리통증, 여기에 난데없는 위경련도 발목을 잡았다.
하지만 각오는 새롭기만 하다.
`깜짝 탈바꿈'으로 야구인생을 다시 시작한다는 설렘이 오기를 자극하고 있는 것.
마음을 바꾸니 지난 5일부터 시작된 마산 전지훈련에서의 성과도 두드러졌다.
타격시 오른쪽 어깨가 너무 빨리 열리는 성급함도 사라졌다.
팔로스윙의 궤적이 어느정도 기대치에 올라 볼을 `방망이로 실어나르는' 감각이 훨씬 좋아졌다는 평가다.
이같은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현대로 이적한 슬러거 박경완의 공백도 충분히 메울 수 있으리란 기대다.
작년 2할6푼9리의 타율과 홈런 15개를 기록하며 돌격대의 선봉에 섰던 심성보.
"힘든 상황이지만 정신력으로 극복하겠다. 올시즌은 반드시 달라졌다는 소리를 듣고 싶다."
[양정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