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기] '핵타선 내가 책임진다'
기사입력 1998년 03월 09일 15시 10분
현대 김경기（30）의 발걸음이 상쾌하다.
시즌 개막이 한달 앞으로 훌쩍 다가온 지금, 순조롭게 타격 페이스를 최고조로 끌어올리고 있다.
지난 2일의 메이저리그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전, 8일의 일본 프로야구 오릭스 블루웨이브전 등 최근 두차례 연습경기서 김경기는 붙박이 4번으로 뛰었다.
7타수3안타 2타점.
3안타를 모두 2루타로 때려내면서 유니콘스 타선의 중심에 걸맞은 돋보이는 활약을 펼쳤다.
올해는 주먹을 꽉 쥐고 벼르는 해.
작년 손목 부상으로 벤치를 들락거린 김경기는 91게임에 나가 타율 2할5푼4리 54타점에 그쳤다.
90년 데뷔 이후 가장 낮은 시즌 타율이었고 1억원의 연봉이 민망한 성적이었다.
올해 8천500만원으로 연봉이 뚝 깎인 김경기는 "2년 뒷걸음질은 없다"고 못박는다.
"작년에 못뛰어서 그런지 힘이 남아돈다"고 넉살.
연습경기 때마다 타구가 힘차게 뻗어나간다.
김경기는 고베 캠프서 외국인 선수 스콧 쿨바（32）와 한방을 쓴다.
둘은 핫코너 수비를 겨룬 라이벌, 시원한 장타의 타격 스타일도 닮았다.
서글서글한 성격의 김경기와 점잖으면서도 문득 문득 `깜짝 애교'가 장기인 쿨바는 벌써 단짝이 됐다.
서로의 플레이를 곁눈질 하면서, 서로의 등을 토닥여주면서 함께 때리고 달리는 친구이자 라이벌이다.
3년째 주장을 맡은 김경기는 "올해 현대 타선은 확실하게 달라진다"고 큰소리, "그 중심에 내가 있을 것"이라는 각오도 잊지 않는다.
[고베=본사국제전화,이승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