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가Y파일] 명세빈 '그냥 밥 잘먹으면 돼요'

기사입력 1998년 03월 09일 15시 10분


베스트셀러 소설 `남자의 향기'가 영화화, 본격적인 촬영이 시작된 중앙대학교 캠퍼스.

오늘의 촬영은 양아버지의 노름빚 때문에 식모로 팔려 들어 온 신은혜（명세빈）가 권혁수（김승우）의 도움을 받아 대학에 입학. 권혁수가 눈빛처럼 하얀 칸나 꽃다발을 신은혜에게 안겨 주는 장면.

명세빈은 `남자의 향기'를 위해 1천 대 1의 공개 오디션을 통해 뽑은 여배우로 여주인공 신은혜의 이미지에 딱 맞는 연기자. 짧게 손질한 단발머리에 검은색 정장을 한 모습에는 청순함이 가득 배어 있었다.

마침 중앙대학교도 입학식을 하는 날. 덕분에 촬영 현장은 학생들로 인산인해. 장현수 감독을 비롯해 전 스태프들은 몰려 오는 학생들을 막아 서느라 온몸을 내던졌다.

그런데 이게 웬 일. 구경하는 학생들을 겨우 수습하고 촬영을 시작하려는데 명세빈이 보이지 않은 것이 아닌가?

"세빈이 어디 갔어?"

"어어라. 조금전까지 있었는데…. 화장실에 간 모양이죠, 뭐."

"아니 화장실에 간다면 간다고 얘기를 했어야지…."

명세빈이 화장실에 갔을 것이라고 단정한 스태프들. 할 수 없이 기다릴 수 밖에. 그러나 시간이 한참 흘렀는데도 명세빈이 보이지 않는다.

"아니 큰거라도 그렇지 아직도 안나타나！ 찾아 봐！"

장감독의 명령에 전 스태프들은 졸지에 명세빈 수색대가 되어 화장실을 비롯, 주변을 온통 뒤지기 시작.

그때 건물 뒤쪽에서 고개 숙인 명세빈을 이끌고 한 남자 스태프가 보무도 당당（?）하게 촬영 장소로 들어선다.

"촬영하다말고 어디 갔다 오는 거야?"

촬영 스태프의 닥달에 얼굴이 붉게 물든 명세빈.

"저, 죄송해요. 연극영화과에 입학한 학생 어머니가 공개 오디션에 합격하는 비결하고, 어떤 음식을 먹으면 몸매가 좋아지느냐고 꼬치꼬치 묻기에…."

"그래서?"

"밥 잘먹구 간식으로 순대만 먹으면 된다고 했어요."

긴장속에 사로 잡혔던 촬영장은 명세빈의 엉뚱한 대답에 순식간에 웃음바다. 어이 없다는 표정의 장감독이 다시 묻는다.

"명세빈！ 그거 사실야? 순대 먹으면 공개 오디션에 쉽게 붙어?"

"모…모르겠어요. 그…그냥 얼른 빠져 나오려고…."

[이호규（방송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