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내집' 팔아 돈을 번다?
기사입력 1998년 03월 09일 15시 10분
서울 노원구 상계동에 사는 주부 이미순씨(31)는 얼마전 `큰일'을 저질렀다.
작년에 마련한 25평짜리 아파트를 덜컥 팔아버린 것이다.
남편과 함께 맞벌이를 하며 악착같이 돈을 모은 덕분에 결혼 4년만에 `내집'을 마련했지만 IMF한파 앞에서는 더이상 버틸 재간이 없었다.
집을 살 때 조금 무리를 한 것이 화근이었다.
주택은행에서 받은 대출금 2천500만원에 대한 이자, 남편의 급여통장에서 받은 마이너스대출금 1천만원에 대한 이자 등 총 40만원이 넘는 목돈을 매달 지출하는 일이 보통 부담스러운 게 아니었다.
IMF시대 개막과 함께 `맞벌이 유부녀' 이씨는 회사로부터 등을 떼밀렸고, 지난달부터는 남편의 봉급마저 30% 정도가 줄어 어려움을 가중시켰다.
고민끝에 이씨가 내린 결론은 `집을 팔자'였다.
결국 이씨는 1억1천만원에 집을 처분하고 인근 창동의 21평짜리 아파트를 5천500만원에 전세로 얻었다.
이사를 하자마자 은행 대출금부터 갚았다.
재테크 제 2단계는 목돈투자.
더이상 지속시킬 자신이 없는 남편명의의 적금을 해약, 남은 돈과 합쳐 3천만원의 거금을 만들었다.
그리고는 증권회사를 찾아가 1년동안 맞겨두면 23%의 이자가 붙는 장기공사채를 매입했다.
이자에 대한 세금 22%를 제하고도 약 18%가 보장되는 우량상품이었다.
얼추 따져 봐도 매월 45만원은 떨어지는 짭짤한 장사였다.
`형벌'같은 은행이자 부담에서 벗어나고 보니 내집이 사라진데 따른 아쉬움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이씨는 "내집에 대한 집착 때문에 더 큰 것을 잃을 뻔했다"면서 "집이야 언제든지 다시 마련할 수 있다는 생각이 오히려 희망을 준다"고 말했다.
[최재성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