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금중간정산제] 감봉-고금리시대엔 시도해 볼만
기사입력 1998년 03월 09일 15시 10분
`미리 받은 퇴직금'을 재테크에 활용하는 직장인들이 크게 늘고 있다.
지난해 노동법 개정으로 재직중에 퇴직금을 받을 수 있는 `퇴직금 중간정산제'가 본격화된데다 요즘 같은 때는 아무리 튼튼한 회사라도 무너질 가능성이 있어 `일단 받고 보자'는 심리가 팽배해 있기 때문이다.
퇴직금 중간정산제란 이제까지 근무한 햇수 만큼의 퇴직금을 미리 타갈 수 있는 제도.
예를 들어 10년동안 근무한 근로자는 10년치 퇴직금을 미리 받고 그 이후에는 신입사원과 똑같이 새로 퇴직금을 쌓아나가는 것이다.
이 제도를 활용하려면 우선 퇴직금 누진율과 임금인상률, 시중 실세금리 등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중간정산을 하면 이후 쌓아나가는 퇴직금의 누진율에 적잖은 손해를 입게 돼 있다.
임금인상률이 높다면 손해는 훨씬 커진다.
퇴직금은 퇴직하거나 중간정산하기 직전 3개월치 봉급의 평균치를 기준으로 산정하기 때문에 장차 임금이 크게 오를 것이 확실한 사람이 중간정산을 하면 손해를 볼 수 밖에 없다.
반면 시중실세금리가 높다면 미리 받은 퇴직금을 다른 곳에 투자하거나 최악의 경우 은행에 넣어두더라도 나중에 한꺼번에 받는 사람보다 훨씬 유리하다.
재테크 전문가들은 "시중금리가 8∼9%일 때는 나중에 한꺼번에 받는 것이 유리하고 10∼15% 이상이면 지금 받는 것이 낫다"며 "요즘처럼 임금이 깎이는 때에는 중간정산이 훨씬 유리하다"고 말한다.
그러나 수년 뒤 금리가 다시 10% 이하로 주저 앉거나 묶여 있던 임금이 한꺼번에 오르는 날에는 중간정산을 받은 사람은 상당한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
[김진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