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재학-김재현] '단짝과의 전쟁'
기사입력 1998년 03월 08일 15시 16분
심재학의 수성이냐, 김재현의 쟁취냐.
LG 4번타자 자리를 지키려는 심재학（26）과 이를 빼앗으려는 김재현（23）의 자존심 싸움이 오키나와 전훈캠프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심재학과 김재현은 지난 6일 삼성과의 연습경기에서 약속이나 한듯 나란히 오른쪽 펜스를 넘기는 3점과 1점짜리 대포를 쏘아 올렸다.
두 선수 모두 아직 100％ 정상 컨디션에 올라와 있지는 않지만 LG 코칭스태프는 본격적으로 불붙은 장거리포 경쟁을 흐뭇하게 지켜보고 있다.
심재학은 삼성전 두차례 포함, 4차례 연습경기에서 10타수 2안타, 김재현은 11타수 3안타를 기록하고 있다.
심재학은 겨우내 익힌 새로운 타격폼을 실전에 접목하는 중이며, 김재현은 부상에 따른 1년 동안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적응력을 키우고 있다.
운동장밖에서 둘도 없는 단짝인 심재학과 김재현은 타격면에서도 여러가지 공통점을 갖고 있다.
왼손타자로는 드물게 호쾌한 파워배팅을 구사하고, 강한 허리와 손목힘을 바탕으로 장타를 뿜어낸다는 점이 똑같다.
천보성 감독 역시 올시즌 4번타자 후보로 일찌감치 두 선수를 지목해 놓고 있다.
천감독은 "재학이는 몰아치기에 강하고, 재현이는 정확도에서 앞선다"며 은근히 경쟁을 부추키고 있다.
김재현이 신장염과 발목부상으로 작년 한해 결장하는 동안 심재학의 4번자리는 사실상 적수가 없었다.
하지만 고졸입단 첫해인 지난 94년 `20（홈런）_20（도루）'에 오를 만큼 타고난 야구센스를 자랑하는 김재현이 돌아온 이상 LG의 4번다툼은 가장 치열한 격전장이 됐다.
"다른 타순은 모두 해봤지만 4번은 아직 맡아보지 못했다"는 김재현, "내 자리를 빼앗긴다는 생각은 단 한번도 해본적이 없다"는 심재학.
미소속에 감춰진 둘 사이의 간판싸움이 볼만하다.
[오키나와=본사국제전화,김대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