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조각수집美의사] '유명인들'손' 내손안에 있다'
기사입력 1998년 03월 08일 15시 16분
유명인들의 `손'을 수집하는 의사가 있다.
그렇다고 에이드리언 플랫 박사（76）는 괴기영화의 주인공은 아니다.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에 사는 은퇴한 외과 의사 플랫은 명사들의 손을 석고로 뜬 뒤 구리 모형을 만들어 모으는 특이한 취미를 가져왔다.
최근 그는 평생 모은 `손 조각'을 모아 댈러스의 베일러 대학에 전시하고 있다. 그의 `수집품' 속에는 7명의 전직 대통령, 10명의 우주비행사가 포함돼 있다.
그가 `손'에 대해 내린 결론은 "`한 직업을 대표하는 손'이란 없다"는 것. 피아니스트 반 클라이번이나 마술의 귀재 데이빗 커퍼필드의 경우, 길고 섬세한 손가락이 그 직업의 특징에 잘 어울려 보이지만 그의 주장에 따르면 이는 우연.
같은 음악인이라도 세계적인 기타리스트 안드레아스 세고비아의 `손'은 핫도그를 연상시키는 뭉툭하고 짧은 손가락을 보여주고 있다.
영국 출신인 플랫은 케임브리지 의대에서 사람의 손에 대한 해부학 첫 시간에 손이라는 소재에 매료됐고 주위 사람들의 손을 보관하던 그의 취향은 점점 점점 유명인사들의 손으로 옮아갔다.
그의 `소장품'들 중에는 재즈의 거장 루이 암스트롱, 더글러스 맥아더 장군, 프랭크 시내트라, 폴 뉴먼, 월트 디즈니, 캐서린 헵번 등 쟁쟁한 이름들이 속해 있다.
가장 큰 소장품은 영화 `프린세스 브라이드'에도 출연했던 프랑스 출신의 거인 레슬러 앙드레 자이언트. 보통 그의 수집품들은 구두 상자에 보관하지만 그의 것은 특별히 모자 상자에 넣어야 했다고.
플랫의 기억속에서 그의 요청을 거부한 사람은 왕년의 여배우 그리어 가슨 단 1명뿐. 아무리 세계적인 명사라도 그의 요청을 거절한 적은 거의 없다. 그 이유를 플랫은 "사람들은 어떤식으로든 기억되기를 원한다"고 설명한다.
[송원섭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