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카스배 천원전] ○정대상 7단●안영길 초단
기사입력 1998년 03월 08일 15시 16분
제1보(1∼17)＝이번기 1차예선을 통과한 초∼3단의 신예가운데 2차예선 결승까지 진출한 기사는 총 7명. 이것 한가지만 보더라도 신예의 기세가 두드러짐을 알 수 있는데 그 7명가운데 기어코 본선의 코를 뚫은 신예는 3명. 이 판은 그 세판가운데 한판이다.
중견 정 7단은 작년에도 2차예선 결승에서 강적 임선근 8단을 꺾고 본선에 진출한 바 있다. 올 41세로 82년 입단. 속기에 능하고 수를 빨리 보기로 유명하다. 기풍은 전투형이며 따라서 난전에 둘째가라면 서러운 기사다.
대체로 속기형인 기사가 그러하듯 그도 `수재형'의 바둑이지만 실수와 덜컥수가 많은 것이 고쳐야할 그의 과제다. 이 판도 그 고질적인 약점으로 국면을 그르치게 된다.
상대인 안 초단은 유일하게 `초단'의 신분으로 2차예선 결승까지 진출해 화제를 모았다. 그러나 단위만 보고 그를 경시해서는 큰 코 다치는 기사다. 올해로 만 18세. 작년 8월에 입단한, 입단 7개월밖에 안된 그야말로 새내기 기사다.
하지만 그의 기사전적표를 보면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입단 데뷔전에서만 패했을 뿐, 그 뒤 5개월 동안 무적의 무패행진을 계속하며 현재 18연승의 연승가도를 질주하고 있는 그다. 이 판은 그런 야무진 새내기와 강펀치의 소유자인 중견과의 대국이란 점에서 흥미있게 지켜보기로 하자.
16까지는 나무랄 데 없는 모범포석이다. 수순가운데 흑 7은 상대를 의식한 유연한 걸침으로 보인다. 그런데 백 16 때 이곳을 손빼고 흑은 17로 파고 들었는데 물론 급소의 곳이다. 하지만 국후 안 초단은 [참고도] 흑 1∼5까지 계속해서 유연하게 두어나가는 것도 좋았다고 밝혔다.
[해설．김재구 8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