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짠돌이짠순이] 신세대 여성 '화장품도 아나바다'
기사입력 1998년 03월 08일 15시 16분
신세대 여성들사이에 화장품의 `아나바다 운동'이 크게 확산되고 있다.
여성들의 필수적인 생활용품이자 때로는 사치품이 되기도 하는 화장품을 아껴쓰고, 나눠쓰고, 바꿔쓰고, 다시쓰며 세태에 맞게 알뜰히 절약하고 있는 것이다.
`아껴쓰기'의 경우 두번 쓸 것을 한번으로 줄이는 단순 절약은 기본이고, 화장수 정도는 아예 만들어 쓰기까지 한다.
화장수는 오이, 당근, 감자 등 집에서 요리하고 남은 야채를 이용하는데 특히 피부의 트러블 방지 효과가 뛰어나 인기다.
`나눠쓰기'도 절약효과가 크다.
수시로 유행이 바뀌는 립스틱의 낭비를 막기 위해 친구들끼리 립스틱을 조금씩 나눠 다양한 색상을 즐기는 방법이다.
예컨대 여러명이 립스틱을 하나씩 가져와 인원수에 맞게 나눠 개개인의 립스틱 파레트에 종류별로 담는 것이다.
5명이 나눴을 경우 5명 모두 5가지 색깔의 립스틱을 갖게 되는 것이다.
특히 양이 5분의 1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싫증내지 않고 알뜰히 쓸 수 있어 좋다.
이쯤되자 한 업체에서는 기존 화장품의 3분의 1정도 크기의 `콩알화장품'을 신상품으로 내놓기도 했다.
`바꿔쓰기'는 주로 향수에 적용된다.
싫증난 향수를 작은 병에 덜어 친구의 향수와 바꿔쓰는 것이다.
이 또한 여러명이 모이게 되면 모두가 갖가지 향의 향수를 즐길 수 있게 된다.
굳어진 마스카라나 매니큐어에 스킨로션을 조금씩 부어 녹여쓰는 `다시쓰기'에서도 신세대들의 절약정신을 쉽게 읽을 수 있다.
이화여대 이소정양(3년)은 "아나바다 운동 덕분에 화장품에 들어가던 돈이 반으로 줄었다"면서 "사치스럽게 여겼던 화장품에서 알뜰정신을 배우게 될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김희영 명예기자(한성대)]
